[삼성증권 SNI의 진화]수익성 저하 WM, IB와 연계로 ‘돌파구’④’사모시장 불황’ 펀드 판매수익 전년비 5%↓…M&A·구조화금융 자문 ‘성장’
이민호 기자공개 2020-08-11 13:03:49
[편집자주]
삼성증권 SNI가 출범 10주년을 맞아 멀티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그동안 금융상품 추천과 컨설팅에 국한됐던 자산관리에서 벗어나 기관투자가와 코인베스트(co-invest)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국내 WM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더벨은 삼성증권의 멀티 패밀리오피스 비즈니스 출범 배경과 사업전략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 출범은 기존 금융상품 판매 중심의 단기적 자산관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형성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펀드 판매 등 기존 수익모델이 한계에 부딪히자 성장하는 IB와의 연계 확대를 새로운 카드로 꺼내들었다. 삼성증권의 리테일 고객수와 예탁자산의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금융상품 판매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려는 시도인 셈이다.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리테일고객(개인+WM법인) 예탁자산은 183조원으로 2018년말보다 14% 증가했다.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는 10만5000명으로 이 기간 9% 늘었으며 이들 고객 1명당 평균 예탁자산은 9억7000만원 수준이다. 리테일 고객수 증가에 맞춰 금융상품 예탁잔고도 늘었다. 지난해말 리테일 금융상품 예탁자산 잔고는 27조3000억원으로 2018년말보다 16%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상품 판매수익을 살펴보면 지난해 2455억원을 벌어들여 2018년보다 16% 증가했음에도 상품별로 ELS와 DLS를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익이 크게 늘어났을 뿐 펀드와 랩어카운트 판매수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익은 1463억원으로 이 기간 33% 증가하며 전체 금융상품 판매수익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높았는데 이마저도 주식시장 호황에 힘입어 조기상환 규모가 확대되면서 재투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고액자산가 수요가 높은 펀드 판매수익은 589억원으로 2018년보다 5%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금리연계형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여파로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며 삼성증권의 펀드 판매수익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삼성증권이 론칭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예탁자산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고객에게 삼성증권 자기자본(PI)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고객 자금을 모아 클럽딜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최대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기존 SNI 고객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기관투자자 수준의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는 곧 기존 자산관리 비즈니스에서의 수익구조 한계에서 벗어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IB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인수 및 자문수수료는 1412억원으로 2018년보다 45% 크게 증가했는데 이 중 채권발행(DCM)과 주식발행(ECM)을 제외하고 패밀리오피스 고객이 참여할 여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구조화금융과 인수·합병(M&A)에서 특히 성장세가 뚜렷했다. 구조화금융 자문수수료는 949억원으로 이 기간 51% 증가했고 M&A 자문수수료는 293억원으로 52% 늘었다.
삼성증권은 당장 벌어들이는 수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이 누릴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폭을 크게 늘려주며 이들 고객이 경쟁사에 분산 예탁해놓은 자금을 가져오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에 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가 다수 분포한 만큼 이들과의 접점을 늘려 향후 기업 딜에서의 자문 수주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컨설팅, 가업승계, 코인베스트(co-invest)까지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게 되면 고객이 경쟁사에 맡겨둔 자산을 삼성증권으로 옮겨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업가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면 추후 기업 주식 및 채권 발행과 M&A 등에서 삼성증권과 자연스럽게 협업해 IB 분야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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