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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의미심장한 '온실가스 체크' [thebell note]

구태우 기자공개 2020-08-12 14:27: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굳이 답을 하자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보다 친환경적이다'가 맞다.

전기차를 '친환경'이라고 하는 이유는 휘발유 또는 경유를 폭발시켜 이를 동력으로 주행하는 방식이 아닌 배터리를 동력으로 주행하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그런데 자동차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안하면 전기차를 친환경자동차로 분류하기 주저하게 만는다. 차량 생애주기는 생산부터 원료 제조공정, 원료 소비 등 전 과정을 아우른다.

우종률 MIT 박사 후 연구원의 '전원믹스에 따른 전기차의 온실가스 배출 영향 분석' 논문에 따르면 전력 생산방식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달랐다. 신재생에너지가 아닌 화력발전을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면 전기차는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일례로 미국 버몬트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화력발전의 비중이 1~2%에 그친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90% 이상을 화력발전에 의존한다. 두 주의 전기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생애주기)을 보면 버몬트가 1파운드(CO2), 웨스트버지니아주는 4815파운드였다. 미국 내 내연기간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만파운드를 넘는다.

전기차를 친환경자동차로 분류하려면 단순히 주행 중 배출량 외에도 전력 생산방식 등 생애주기 전체를 봐야 한다. 그리고 '친환경 모빌리티'의 시대는 전력 생산방식까지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테슬라가 LG화학에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를 요청한 건 사뭇 의미심장하다. 테슬라는 전기차용 배터리 납품 전까지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공유하라고 요청했다. 원재료 업체의 배출량도 함께 공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해 842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는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전지사업 등 전 사업을 합한 배출량이다. 전지사업의 배출량을 공개하는 건 적잖은 부담이다. 배출량이 '로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자칫 배출량이 많다면 LG화학 배터리의 친환경성은 물론 납품관계까지 영향이 예상된다.

이 같은 요구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엉뚱하거나 예측 불허라서 나온 게 아니다. 전기차가 확산될 수록 친환경성에 대한 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전기차가 친환경적이라는 전제는 생산의 전 과정이 친환경일 때만 가능하다.

테슬라의 요구는 전 완성차 업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그리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부품을 생산하면 납품을 못하는 '진입 장벽(barrier)'이 생길 수도 있다. 우리는 역대 최장의 장마를 경험하면서 지구 온난화가 바꿀 세계를 미리 경험하고 있다. 제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보는 눈은 이전과 달라진다.

테슬라의 이번 요구를 '괴짜 CEO'의 무리한 요구로 봐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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