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운용사 이사회 분석]리딩운용, 이사진 잦은 '물갈이'…대주주 교체로 '안정'리딩증권 지분 절반 이상 확보, '3인 이사회' 자리매김
이효범 기자공개 2020-08-12 13:09:58
[편집자주]
2015년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이후 사모운용사가 시중 자금을 흡수하며 양적 팽창에 성공했다. 수 조원의 고객 자산을 굴리며 위상이 커졌지만 의사 결정 체계는 시스템화하지 못했다.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이사회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짜여진 경우도 있다. 이는 최근 연이은 펀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사모 운용사들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딩자산운용(옛 에머슨자산운용) 이사회는 설립 이후 잦은 변화를 겪었다. 지분 100% 보유한 아난티(옛 에머슨퍼시픽)가 확고한 지배력을 갖고 있었지만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막론하고 매년 이사진이 바뀌는 불안정한 체제였다.2018년부터 새로운 주주들이 진입하면서 이사진은 더욱 큰 폭으로 바뀌었다. 한때 비상근인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구성원의 80%를 차지하기도 했다. 리딩투자증권이 확고한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 이같은 구도는 마침표를 찍었다.
◇상장사 아난티 100% 출자…임기 못 채운 등기임원 '속출'
리딩자산운용은 2016년 3월 설립된 이후 같은 해 7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완료했다. 상장사 아난티가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그해 9월말 기준 이사진은 이상호, 김태형 공동 대표이사와 외부 전문가인 사외이사 등 3명으로 꾸려져 있었다. 상법상 자본금 10억원 이상일 경우 이사 3명을 둬야 한다. 에머슨자산운용의 자본금은 40억원, 자본총계는 27억원 가량이었다.
신생 운용사로 드물게 사외이사를 두기도 했다. 운용자산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를 굳이 둘 필요는 없었다. 최대주주였던 아난티가 자산운용사 설립으로 금융업에 뛰어들면서 주요 의사결정에 외부전문가의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리딩자산운용은 출범 당시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를 표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전문 인력을 영입해 이사진에 배치하기도 했다. 특히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베스타스자산운용 출신 인력들을 다수 영입해 사내이사로 발탁했다.
그러나 경영체제는 다소 불안정했다. 2017년 이사진은 매분기마다 바뀔 정도로 잦은 변화를 겪었다. 공동 대표제를 폐지하고 출발한 김태형 단독 대표 체제는 채 1년도 되지 않아 와해됐다. 이후 에머슨퍼시픽 출신인 이병기 대표가 경영을 맡았다. 또 베스타스자산운용 출신 사내이사들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사회에서 빠졌다.
이처럼 이사진 교체가 지속된 가운데 2017년말까지 리딩자산운용은 총 2개 펀드를 설정해 1385억원을 끌어모았다. 특히 2017년 남대문로 5가 도시환경 정비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처음으로 조성했다. 서울역 인근 연세재단빌딩과 남대문 사이에 위치한 저층 건물을 허물고 오피스와 리테일 매장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한때 이사진 5명중 '비상근 4명'…리딩증권 대표 합류 '이사회 재편'
이듬해인 2018년 이사진 변화는 더욱 컸다. 앞서 에머슨퍼시픽이 지분율 100%를 보유했던 것과 달리 리딩투자증권이 지분 34%를 보유한 주요주주로 등극하면서다. 또 시행업을 영위하던 도담에스테이트가 33%를 보유한 신규 주주로 진입했고, 아난티의 지분율은 33%로 하락했다.
이때부터 신규 선임된 송수일 대표를 중심으로 이사진은 또 다시 재편됐다. 그는 동양생명 기업금융 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송 대표와 함께 이사진에는 비상근직인 기타비상무이사만 4명이었다.
기타비상무이사들은 주주사인 리딩투자증권, 도담에스테이트, 에머슨퍼시픽 등의 임원들이었다. 각 주주들이 운용사 주요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력들을 각각 배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상근임직원의 목소리보다 외부 주주사 입김이 더 컸던 셈이다.
리딩투자증권이 압도적인 지배력을 갖추면서 이사회 구성도 달라졌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해 운용사에 자금을 출자하면서 지분 50.1%를 확보했다. 또 올들어 주주사인 도담에스테이트의 지분까지 넘겨 받아 확고한 지배력을 거머쥐었다.
이 과정에서 이사진은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비상근 이사들이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송 대표와 함께 상근임원이 이사진의 절반을 차지했다. 동시에 최대주주에 오른 리딩투자증권 김충호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지배구조 변화와 함께 이사진도 최근까지 1년 넘게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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