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을 움직이는 사람들]30년 가전 역사 산증인 김형대 기술개발실장③연구개발 외길, 가스레인지부터 정수기까지 기술 혁신 이끈 선봉장
김은 기자공개 2020-08-26 07:10:03
[편집자주]
SK매직이 렌털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2017년 SK네트웍스에 인수된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렌털 업계는 중견 가전회사는 물론 대기업까지 경쟁을 벌이는 치열한 시장이다. 레드오션에 가까운 렌털 업계에서 2위 자리까지 올라선 SK매직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주요 인물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열해지는 렌털 가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유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SK매직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직수형 정수기, 모션공기청정기, 트리플 세척기 등 '업계 최초' 타이틀을 단 혁신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렌털 시장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SK매직의 빠른 성장 뒤에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위해 밤낮으로 연구개발에 매달려온 임직원들의 노력이 있다. 특히 기술혁신의 수장인 김형대 SK매직 기술개발실장은 30여년의 세월 동안 SK매직의 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고객들의 'pain point(불편, 불안감)' 해결에 힘써온 주역이다.
◇연구개발 외길 30여년…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조성
1967년생인 김형대 SK매직 기술개발실장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석사를 마쳤다. 그는 1990년 11월 동양시멘트 가전사업부로 입사한 이후 동양매직을 거쳐 현재의 SK매직에 이르기까지 R&D 외길만을 걸어왔다.
회사 역사의 변곡점을 모두 함께한 그는 회사 내부에서 SK매직 가전 역사의 '산증인'인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이끄는 리더로 꼽히고 있다. 실제 1990년 가스레인지 개발을 시작으로 오븐레인지,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까지 SK매직에서 업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 가운데 김 실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2018년부터 기술 혁신의 수장을 맡아온 그는 혁신(革新)이라는 단어 자체의 무거움과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도 절실히 느끼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한자 뜻처럼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어려운 일로 용기와 절실함이 필요함을 항상 강조해오고 있다.
김 실장은 회사에 신입 사원들이 들어오면 언제나 '프로처럼 일하자, 즐겁게 일하자'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곤 한다. 아무리 좋은 능력을 타고나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후배들이 스스로 그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업무 방식을 조금씩 변화시켜 사내 구성원들이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SK그룹 차원의 기조와도 연결된다.
그의 기술 개발에는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우선으로 한다는 철학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고객들이 기존에 당연하게 여겼던 불편한 점에 대해 해결해주고 이를 통해 반발자국 앞에서 도와줄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SK매직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직수형 정수기도 이같은 발상에서 탄생했다. 기존의 저수조(물탱크) 위주 정수기가 오염 물질 발생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자 김 실장을 비롯한 SK매직 연구개발 인력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년간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노력 끝에 SK매직은 저수조를 없앤 직수형 정수기를 개발했으며 여기에 냉수와 온수까지 직수로 추출할 수 있도록 성공하면서 신시장을 창출해냈다. 이 제품은 후발주자로 분류됐던 SK매직을 시장 선두기업으로 이끌어준 효자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실장은 오랜 기간 연구 개발에 매진해온 만큼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은 실패를 경험해왔다. 뼈 아픈 경험들이 SK매직 혁신 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된 만큼 그는 후배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후배들의 실패 사례를 배움으로 연결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해 제품 개발에 활용…R&D투자 매년 확대
SK매직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매년 확대해나가고 있다. 과거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R&D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도 있었으나 SK네트웍스에 인수된 이후 모회사 및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2017년 75억원 규모였던 R&D 비용은 지난해 125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도 68억원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집행했다.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관련 우수 인력 채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제품 개발 및 신기술 연구에 투입된 인력은 올 상반기 기준 8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20여명 가량 늘어난 규모다. 새로 충원된 인원 대부분이 석·박사급 인력이다. 렌털 가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통해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실장의 역할을 더욱 커지고 있다. 김실장은 IT부서와 협업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점차 많은 주방 가전제품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하면서 고객의 제품 사용패턴과 관련된 빅데이터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제품을 개발할 때 사용자의 사용 정보를 직접 설문 등을 통해 조사해야했다면 이제는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제품 사용패턴을 분석해 R&D에 접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10초에 한건씩 기기마다 데이터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공기청정기, 정수기, 가스레인지 등을 통해 모인 빅데이터 양만 수십억건에 달한다.
SK매직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497건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할 수 있었다. 선제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수백개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을 제품을 선보이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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