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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산업은행, 캥거루본드 최저 금리 달성 [Deal Story]회복세 포착, 타이밍 겨냥 주효…선순위채 수요 급증, 호주 시장 재주목

피혜림 기자공개 2020-08-20 14:58:0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5억 호주달러(약 4283억원)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출렁였던 캥거루본드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든 순간을 공략한 점 등이 주효했다. 꾸준한 시장 관찰은 물론 '속전속결' 조달 기세에 힘입어 KDB산업은행은 올해 아시아계 기관으로는 역대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KDB산업은행의 뒤를 이어 한국도로공사가 해당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호주 역내 은행의 선순위채 발행 물량이 줄어든 점도 호재였다. 선순위채 물량이 감소하자 투심이 역외 기관이 발행한 캥거루본드로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캥거루본드가 금리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됐던 호주달러 채권 조달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 캥거루본드 시장 안정성 증명

KDB산업은행은 18일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진행해 5억 호주달러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KDB산업은행은 트랜치를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나눠 각각 3억 호주달러, 2억 호주달러씩 발행한다.

스프레드(가산금리)는 호주달러 3개월 스왑금리(BBSW·Bank Bill Swap Rate)에 62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17일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 당시 제시한 70bp 대비 8bp 가량 절감한 수치다. 고정금리부채권의 쿠폰금리는 0.8325%다. 올해 캥거루본드 발행에 나선 아시아계 기관 중 최저 금리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캥거루본드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입증했다. 올 5월 한국수출입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 최초로 캥거루본드 시장을 찾은 데 이어 KDB산업은행이 스프레드 축소세를 증명해 벤치마크 역할에 앞장섰다.

이번 발행은 KDB산업은행의 관찰력과 결단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KDB산업은행은 올 5월 발행된 한국수출입은행의 캥거루본드 유통금리가 떨어지는 등 투심이 움직이는 순간을 주목했다. 이후 유사한 크레딧을 보유한 DBS와 UBS 등이 발행에 나서 60bp대까지 스프레드를 끌어내린 점 등을 포착해 조달 채비에 나섰다.

결단은 빨랐다. KDB산업은행은 이달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조달 작업에 착수했다. 캥거루본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집중된 틈을 재빨리 공략한 결과 비교적 공격적인 금리 조건을 내세우고도 무난히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올 5월 발행한 한국수출입은행 캥거루본드(3년물)가 최근 시장에서 65~70bp 수준의 스프레드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상당한 비용을 절감한 것이다.

◇캥거루본드로 투심 집중…이종통화 회복 주시

최근 호주 역내 투심이 캥거루본드에 쏠리고 있는 점은 흥행을 뒷받침했다. 호주 채권시장의 주요 발행축인 은행권의 선순위채 물량이 줄어들자 캥거루본드로 수요가 집중됐다. 최근 캥거루본드 전반에 대한 유통금리 감소 역시 기관들이 선순위채 물량을 채우기 위해 기존 발행물을 담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호주 금융당국의 은행권보완자본보강안 여파로 호주 은행들은 후순위채 발행에 집중하고 있다.

보합세에 접어든 달러채와 달리 캥거루본드에 대한 스프레드 축소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올 5월 한국수출입은행은 3년물 캥거루본드를 BBSW에 107bp 가산한 수준으로 발행했으나 해당 채권의 유통금리는 세달 사이 60bp대까지 떨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KDB산업은행의 캥거루본드는 달러채 환산 시 10bp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캥거루본드 시장이 안정세를 드러내며 이종통화 조달이 활기를 되찾을 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 내 변동성이 높아지자 달러화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의 뒤를 이어 내주께 한국도로공사 역시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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