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매니저 프로파일]'깐깐한 딥테크 투자 전문가' 구자득 JX파트너스 대표엔지니어 출신 'IT·통신' 성장성 베팅, 'AI·의료' 융복합 정조준

이광호 기자공개 2020-08-24 08:07:37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1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X파트너스는 초기·중기·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단계에 있는 기술 중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C)이다. 차별화된 투자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망 기업에 투자하며 동반성장을 추구한다. '출자자-투자업체-운용사' 모두가 만족하는 상생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구자득 JX파트너스 대표가 있다.

구 대표는 벤처투자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주로 부품소재와 기술 기반 바이오 업체에 투자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성장 섹터의 '딥테크(Deep Tech)' 기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투자기업의 기술력과 경영진의 전문성 평가에 주력한다.

특히 지속 성장이 전망되는 바이오·헬스케어 및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무게를 싣고 있다. 더불어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딥테크=JX파트너스'라는 공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성장스토리 : 디지털방송 엔지니어서 기술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구자득 JX파트너스 대표

구 대표는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에서 전자전지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KBS연구소에 특채로 입사해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국내에 디지털방송이 도입되는 시기에 연구원으로 일하며 디지털방송의 표준을 정하는 초기 장비를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전공을 살려 일하던 중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을 목격했다. 엔지니어 출신들이 잇따라 창업을 했다. 구 대표 역시 디지털방송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고민하던 중 주변에서 벤처캐피탈을 제안받았다.

때마침 KTB네트워크가 경력공채를 실시하고 있었다. 구 대표는 KTB네트워크에 도전장을 내밀어 합격한 뒤 2000년 4월부터 벤처투자본부 전자팀 투자심사역으로 활동했다. 생각보다 많은 권한이 주어져 흥미로웠다. 2년간 6개 기업에 투자하며 기본기를 쌓았다.

여러 기업들을 만나며 기술만큼이나 다른 부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떤 관점에서 투자처를 바라보고 관리해야 하는지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를 쌓기 시작했다. 투자기업의 성장을 위해 가까이서 지켜보며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자체가 행복했다.

적성을 찾았다고 생각하던 중 한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았다. 대형 창업투자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공대 출신 심사역을 찾고 있었다. 그곳은 두산그룹 계열 네오플럭스였다. 당시 네오플럭스는 2년차 신생 벤처캐피탈이었다. 맥킨지 등 컨설팅회사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구 대표는 고민 끝에 2002년 6월 네오플럭스로 이동했다. 단일 투자본부로 소수의 심사역만 활동하던 시기에 합류해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7년 'NW(뉴웨이브) 3호 펀드' 대표펀드매니저를 시작으로 각종 펀드를 도맡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네오플럭스에서 6개 투자기업을 상장시켰다. 유한책임출자자(LP)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2009년 본부장에 올랐다. 약 400억원을 투자해 평균 내부수익률(IRR) 40%를 기록했다. 2012년엔 대통령 표창장도 받았다.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 후회 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본부장 자리에 오르니 예전처럼 직접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관리자의 역할이 커지면서 현장이 멀어지는 걸 느꼈다. 결국 2016년 10월 JX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투자 철학 : 기술 중심 성장성에 베팅, 시장 이슈 파악 집중

구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투자에 앞서 딜(Deal)을 심의할 때 성장성이 있는 분야인지 먼저 파악한다. 이후 해당 기업이 핵심역량을 갖고 있는지 분석한다. 또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등 정성적인 부분도 따져본다.

투자 심사역들은 포항공대와 카이스트 등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그만큼 기술에 일가견이 있다. 때문에 기업설명회(IR)가 본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불필요한 서론은 지양한다. 사업 분야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또 한가지 투자 철학은 '오래 지켜본다'는 것이다. JX파트너스는 2017년 10월 태양광 인버터 전문기업 '윌링스'에 25억원을 투자했다. 태양광 분야의 무궁무진한 성장성에 베팅했다. 구 대표는 해당 산업의 진도를 보며 무려 10년 동안 윌링스를 지켜봤다.

◇트랙레코드 1 : '자율주행차 솔루션'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멀티플 6배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모바일어플라이언스다. 구 대표는 네오플럭스 재직 당시 자율주행차 솔루션 업체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베팅했다. 2004년 설립된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딥러닝, 빅데이터, 5G 이동통신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코스닥 상장 기업이다.

구 대표는 2007년 모바일어플라이언스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조기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알아봤다. 이후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2017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네오플럭스는 85억원을 회수하며 멀티플 6배를 기록했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구 대표가 네오플럭스를 나와 JX파트너스를 설립한 뒤 처음으로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는 '제이엑스 1호 투자조합'이다.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이 조합의 LP로 참여하며 협력적 관계를 이어가는 중이다.


◇트랙레코드 2 : '네트워크 솔루션 1위' 유비쿼스, 5G 대장주로 성장

유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유비쿼스 역시 네오플럭스에서 투자한 포트폴리오다. 유비쿼스는 인터넷 통신사업자, 지역 유선방송 사업자, 건설 사업자, 공공기관 및 기업고객 등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솔루션을 공급하는 전문 강소기업이다.

디지털방송 엔지니어 출신인 구 대표는 IT 통신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투자기업을 찾던 중 다양한 루트를 통해 유비쿼스를 소개받았다. 2005년 '네오플럭스 03-3 투자조합'을 통해 9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3년만에 76억원을 회수하며 멀티플 8배를 실현했다.

구 대표는 “당시 유비쿼스는 네트워크 스위치 장비 기술력이 매우 앞서 있었다”며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에 투자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IT 기업의 특징은 기술이 개발되면 순식간에 매출이 불어난다는 점”이라며 “굵고 짧게 가는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평가 : 깐깐한 벤처캐피탈리스트 '리스크 보다 안정'

구 대표는 업계에서 깐깐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통한다. 투자기업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밀착 사후관리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도모한다. 투자기업 입장에선 피곤할 수 있지만 그만큼 공을 들이며 밸류업을 이끌고 있다.

JX파트너스의 문을 두드리는 업체는 대부분 융복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인 구 대표는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들의 사업을 온전히 이해하며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 투자자를 넘어 업계 선배로서 다양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구 대표와 함께 네오플럭스에서 근무한 노우람 스퀘어벤처스 상무는 “깐깐하면서도 날카로운 선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는 네오플럭스의 수익률을 끌어올린 장본인”이라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보단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계획 : '글로벌 성장성' 집중, 500억 4호 펀드 준비

딥테크 중에서도 AI와 의료를 접목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포트폴리오 중 혈액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이 대표적이다. 노을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한 진단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4호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펀드와 마찬가지로 펀드명은 '제이엑스 4호 투자조합'이 유력하다. 올해 하반기 안에 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성장성에 집중하며 투자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구 대표는 “꾸준히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전문성을 갖고 투명하게 투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업초기 기업에 60%, 글로벌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40%를 각각 투자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광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