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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인베스트먼트를 움직이는 사람들]ICT '보텀업·톱다운' 콤비 이재원 이사·강민구 부장②'톱 노치 픽' 전략 실행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섹터 분담

박동우 기자공개 2020-09-04 07:03:50

[편집자주]

2006년 문을 연 SV인베스트먼트는 펀드레이징, 투자실적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상위권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브릿지바이오 등 유망 기업에 과감한 베팅을 하면서 의미 있는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이제는 사모펀드(PE) 운용과 해외 투자까지 보폭을 넓히며 벤처캐피탈의 모범으로 거듭났다. SV인베스트먼트의 전성기를 여는 핵심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주력으로 내건 투자 섹터인 ICT 딜(Deal)을 소싱하는 엔진은 VC2본부 소속의 이재원 이사와 강민구 수석팀장(부장)이다. 이들은 제품과 서비스 강점을 살피는 '보텀업(bottom-up)'과 산업 판도를 내다보는 '톱다운(top-down)' 분석으로 조화를 이루며 벤처캐피탈리스트의 경쟁력을 갖췄다.

두 사람은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는 업체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톱 노치 픽(Top Notch Pick)' 전략의 실행가로 거듭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역할을 분담하며 미래차·모바일앱 등 다방면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왔다.

◇ '애널리스트 출신' 이재원 이사, '미래차' 딥테크에 꽂혔다

이재원 SV인베스트먼트 이사
이재원 이사는 서울대에서 기계공학과 경제학을 배웠다. 2005년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에 입사해 애널리스트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학교에서 공부한 이론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에서 활약하는 업체들의 면면을 분석하는 일에 재미를 느꼈다.

그는 조선·기계·건설 등 이른바 '중후장대' 기업군을 담당했다. 10년 넘게 증권사에서 근무하며 기업의 흥망성쇠를 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STX그룹,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회사들이 휘청거리던 기억은 아직도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다.

증권사 경험은 뒷날 자신만의 딜 선별 원칙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 이사는 "피투자기업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외부 환경에서 기인하는지 본업의 실력이 좋기 때문인지 구분해 바라본다"며 "어려운 시절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골라내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대학 선후배로 알고 지내던 김영환 부사장의 권유로 2018년 SV인베스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기업과 산업의 관찰자를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부풀었다. 유망한 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회사 경영 전략에 조언도 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

이 이사는 작년 말에 만든 '에스브이 유니콘 성장 펀드'의 핵심운용역으로 참여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2011 KIF-SV IT전문투자조합' 대표 펀드매니저도 맡았다. 2011 IT전문투자조합이 연내 청산을 앞둔 만큼 포트폴리오 회수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합류 3년차에 접어든 현재 그의 주력 투자 섹터는 '미래자동차'로 향한다. 내연기관 차량 중심의 생태계가 자율주행차·전기차·수소차 등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갈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넥스트칩, 2차전지 양극재를 연구하는 에스엠랩, 수소차 부품 제조사 티엔이코리아 등을 발굴한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에너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항공·우주 분야의 트렌드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영역의 공통점은 '딥테크'다. 다른 업체가 모방하기 어려운 원천기술로 승부수를 띄운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외부 변수와 무관하게 성장성을 유지할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 이사는 "제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낼 만한 회사에 계속 자금을 집행할 것"이라며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를 유도하는 '톱 노치 픽' 투자 전략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 '게임개발 경력' 강민구 수석팀장, '음성인식·영상대화' 등 전방위 발굴

강민구 SV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
강민구 수석팀장의 커리어는 '게임'으로 귀결된다. 대학 휴학을 감행한 그가 선택한 첫 직장은 PC게임 업체 위젯이었다.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회사는 넥슨에 합병됐다.

넥슨을 거쳐 넷마블에서 게임 기획·제작자로 일하던 강 수석팀장의 삶은 사내 소싱팀 합류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난생 처음 투자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지식재산권(IP)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게임 판권을 확보해 퍼블리싱(배급)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았다.

그가 SV인베스트먼트와 인연을 맺은 시점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의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던 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주 명부를 들여다보다 우연히 하우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

개성이 빛나는 심사역들이 모여 활약하는 벤처캐피탈의 매력에 이끌렸다. 초기 기업을 발굴해 투자 회수까지 이어지는 사이클이 역동성을 추구하는 자기 성격과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 때마침 김중동 전 상무의 권유를 받아 SV인베스트먼트로 자리를 옮겼다.

강 수석팀장은 ICT·콘텐츠 투자본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SV 한·중 문화·ICT융합펀드', '에스브이 인베스트먼트 2019 벤처투자조합' 등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피투자기업 사후 관리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는 같은 본부에 몸담은 이 이사와 유니콘 성장 펀드를 운용하면서 상호보완 관계를 형성했다. 주력 제품·서비스의 강점에 주목해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보텀업 접근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산업계 판도를 조망하는 데 잔뼈가 굵은 이 이사의 톱다운 스타일과 조화를 이룬다.

지난 3년 동안 직접 소싱해 자금을 집행한 사례만 10건이다. 베팅한 금액만 누적 300억원에 육박한다.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게임, 모바일 커머스, 마케팅, 모빌리티 업종에 걸쳐 있다. △아틀라스랩스(음성인식기술 개발) △웨이브코퍼레이션(단체 영상 대화 앱) △엠블랩스(차량 호출 서비스) △웨딩북(결혼식·혼수 등 정보 공유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하우스가 표방하는 '2대 주주 전략'에 입각해 업체의 밸류업을 도왔다. 엠블랩스는 파트너사 네트워크를 연계해 후속 지원한 사례다. 차량 부품 제조사 센트랄, 전기차 부품사 심원 등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초청해 함께 56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대여·충전을 신사업으로 모색할 길을 터줬다.

강 수석팀장은 "유망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사업 전략상 의미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며 "함께 한 길을 걸어가는 동료라는 생각을 갖고 피투자기업 경영진들을 물심양면 돕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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