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유상증자 발판으로 '포스트 코로나19' 대비 현금성자산 증가, 부채비율 대폭 감소…LCC 업계 과점할까
이지혜 기자공개 2020-09-08 14:41:2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가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한다.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다. 이번 유상증자를 마치고 나면 진에어는 부채비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진에어는 이번 유상증자에 ‘버티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바라본다. 코로나19 사태로 LCC(저비용항공사)업계에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LCC 시장이 승자 독식 구조로 바뀔 수도 있다. 내년, 내후년에 시장의 강자로 서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 톡톡, 부채비율 절반 감소 전망
진에어가 11일 1차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 확정을 앞두고 있다. 진에어는 8월 5일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안건을 놓고 이사회에서 결의한 뒤 8월 1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10월 21일 확정발행가액을 산정하고 나면 그달 말 청약을 진행한 뒤 11월 주금납입과 신주 상장을 진행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1092억원 규모다. 유상증자가 계획한대로 끝나면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 주로 늘어난다. 진에어가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2017년 12월 상장한 뒤 처음 추진하는 자본확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유상증자 이후 진에어의 재무구조는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592.1%에 이른다. 상반기 말까지만 해도 359.1%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사태 가 터지면서 재무부담이 급격히 불어났다. 유상증자로 1000억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되면 부채비율은 255.4%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진에어가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체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진에어가 23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된다면 2021년 상반기 말 자금이 소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에도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는 시점은 2020년 말일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365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후의 승자 위한 발판?
진에어에게 있어서 이번 유상증자의 의미는 깊다. 저비용항공사업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가운데 살아남는다면 시장을 과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어서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M&A 중단, 유상증자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진에어가 유상증자를 성공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국토부 제재도 해제돼 코로나19 사태만 끝나면 잃어버렸던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에어는 2019년 말 기준 시장점유율이 국내선은 11%, 국제선은 6.3%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그 직전해와 비교해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최근 수년 동안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더 떨어졌다. 국내선은 10%, 국제선은 5%에 그친다. 유상증자를 성공하면 반전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벌써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진에어는 국내선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선 취항을 확대해 8월부터 국내선 여객 운송 1위를 기록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의 자본확충과 달리 진에어의 유상증자는 내년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자금 조달의 성격이 다르다”며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이익잉여금이 바닥난 다른 항공사와 달리 재무적 체력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진에어의 경쟁사로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은 6월 영구전환사채 500억원을 발행해 가장 먼저 자본확충을 개시했다. 뒤를 이어 제주항공이 8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끝냈다. 티웨이항공도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최대주주의 참여 저조로 결국 중단하고 다른 자본확충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주가가 떨어진 점은 진에어에게 부담요인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까지만 해도 1만4000~1만5000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줄곧 떨어져 현재 9000원선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한 제주항공도 당초 1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려 했지만 주가 하락 등에 따라 15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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