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실적 또 늘었는데"…민희진, 풋옵션 강행 '왜' 뉴진스 활동 없이도 순이익 증가 '계속'…고발·소송 리스크 대비 포석
이지혜 기자공개 2024-11-20 16:58:5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가 하이브를 상대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어도어의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민 이사의 풋옵션 행사가는 어도어 실적, 특히 영업이익과 연동되어 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어도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주목할 만한 점은 민 이사가 어도어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2022년과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풋옵션 행사가를 산정했다는 점이다. 2022년은 어도어가 영업손실을 냈던 해다. 업계에서는 민 이사가 현재 진행 중인 각종 소송과 고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어도어, 뉴진스 공백에도 매출·순익 모두 증가
19일 하이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어도어가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매출 9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비단 외형만 커진 게 아니다. 수익성도 좋아졌다. 어도어는 올 3분기 말 기준 순이익 216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났다.
어도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올해는 이를 넘어서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는 이달 초 열린 하이브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뉴진스가 올 3분기 앨범을 발매하거나 공연하는 등 활동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각종 음원 차트와 광고 등에서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어도어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65억원이다.
◇두 달 기다렸다면 두 배, 민희진의 결단에 쏠리는 '눈길'
어도어의 올해 실적이 유난히 큰 관심을 받는 건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가 최근 풋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민 이사는 이달 초 하이브를 상대로 어도어 보유지분 18%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민 이사의 풋옵션 행사조건은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이다. 어도어가 2022년 영업손실 40억원을 낸 점을 고려하면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26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초 업계가 추정했던 것에 비해 한참 적다. 어도어가 뉴진스의 활동을 계획대로 실행한다면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최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두 달만 기다렸어도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지금의 두 배가 넘었을 수 있다. 만일 어도어가 지난해와 동일한 영업이익을 냈다고 가정했을 때 민 이사의 풋옵션 행사가가 59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 가능시점이 도래 하자마자 권리를 행사했다”며 “풋옵션을 한 번 행사하면 기준시점을 변경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가를 260억원으로 못 박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이점은 민 이사가 지금 풋옵션을 행사했어도 당장 현금을 손에 쥘 가능성은 무척 낮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계약 당사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면 이행되기까지 한 달이 걸린다. 하이브가 민 이사의 풋옵션 행사를 받아들일지 의견을 밝히는 것은 12월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민 이사의 풋옵션 등은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하이브는 민 이사와 주주간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하며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현재 해당 소송은 계류 중이다.하이브 측은 “옵션의 행사나 존부는 주주간계약확인의 소 등을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본안소송은 아무리 빨라도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 경우 민 이사가 풋옵션 행사로 자금을 손에 쥐는 시점은 주주간계약 확인의 소가 끝나는 시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간계약 변수 속 결격사유 피하려 풋옵션 선택?
그런데도 지금 민 이사가 지금 풋옵션을 행사한 건 각종 소송과 고발이 난무하는 가운데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 이사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주주간계약이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 대표이사로서 결격사유가 없을 때다. 여기에서 말하는 결격사유는 △어도어에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는 행위 △배임·횡령 등 위법행위를 말한다.
현재 민 이사는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고발을 당했을 뿐 아니라 어도어 전 직원 B씨한테서도 고발 당한 상태다. B씨는 어도어에서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는데 민 이사가 이 과정에 편파적으로 개입해 사건을 은폐하려 시도했다고 주장한다. 이런 혐의가 사실로 입증된다면 이는 대표이사로 결격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민 이사가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법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두 달을 기다리지 못하고 올해 안에 반드시 풋옵션을 행사해야만 하는 이유가 주주간계약에 추가로 담겨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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