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 내정자 뽑은 대구은행, 부행장 체제도 '부활' 숏리스트 포함됐던 김윤국 본부장 승진…CEO 육성 프로그램 통해 역량 입증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10 07:39:5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장과 분리된 행장 체제 출범을 공식화한 DGB대구은행에 또 다른 인사 변화가 생겼다. '부행장' 자리가 부활한 것이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시절까지는 부행장을 1명 뒀지만 지난해 1월 김태오 회장 부임 후로는 '부행장보 5명' 체제만 이어왔다.이번 부행장 선임도 무려 1년 7개월 동안 진행해온 최고경영자(CEO) 선출 절차가 맞물려 있었다. 임성훈 행장 내정자와 경쟁했다가 고배를 마신 김윤국 본부장이 부행장으로 동반 승진했기 때문이다. CEO 선별 과정을 통해 역량을 검증했고 또 노고를 치하한 의미도 엿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3일 임성훈 경영기획본부장과 김윤국 공공금융본부장 겸 경북서부본부장을 모두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임기 내 승진이어서 최근 별도 공시를 했다. 이들의 부행장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잡혀있다.
시기와 대상을 볼 때 상당히 '이례적 인사'란 평가다. 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바로 다음날인 4일 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임 부행장을 차기 행장 내정자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바로 직전 행장 대상자들을 부행장으로 승진시킨 것이다.
대구은행 행장 압축후보군은 임 내정자와 김 본부장, 황병욱 전 마케팅·수도권본부장 3명으로 꾸려진 상태였다. 황 본부장 경우 앞서 지난 1일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임명되면서 이번 부행장 인사 대상자에서는 제외됐다.
대구은행에는 부행장이 따로 없었다. 이들 3명을 포함해 김상근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임효택 부울경 본부장 등 부행장보만 5명이었다. 임 내정자가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행장에 선임되면 행장 1명, 부행장 1명, 부행장보 2명 체제가 새롭게 구축된다.
김윤국 본부장을 부행장으로 승진시킨 건 CEO 인사 검증 과정에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DGB금융 관계자는 "약 2년여간의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자질이 검증된 이들에 대해 그룹 인사위원회에서 부행장 승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기 중 승진 인사는 거의 없는 경우다. 통상 은행권에서는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정기 인사를 하고 필요에 따라 수시 인사를 내기는 한다. 다만 임원 수시 인사는 갑자기 공석이 생겼을 때나 전략적으로 담당 조직을 바꿀 때를 제외하면 드문 일이다.
이번 인사는 김태오 회장이 새롭게 이식한 'DGB CEO 육성 프로그램'의 당위성을 살리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DGB금융은 지난해 들어 지주와 은행 현직 임원 19명을 대상으로 한 CEO 육성 절차를 시작했다. 1년간 DGB포텐셜 아카데미, 다면평가 및 심층인성검사 프로그램과 전략과제 발표 등을 통해 숏리스트 3인을 추렸다. 이후 주요 계열사 OJT, 집중 어학능력 개발과정을 진행했다. 분야별 전문가들과의 멘토링 과정인 CEO 아카데미와 경영 이슈에 대해 집중 토의하는 DGB 경영자세션까지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행장 선임 절차가 끝난 뒤 권혁세 DGB금융 그룹 임추위원장은 "CEO육성 프로그램은 각 후보자들이 역량과 전문성을 축적하며 성장하고 자질을 함양하는 시간이 됐다"며 "국내 금융 기관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도 이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CEO 승계 모델 겸 임원 육성 프로그램으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DGB금융은 2년여간 CEO 육성 프로그램의 여정을 정리한 백서를 다음달 발간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쇄신을 위한 첫걸음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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