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텍홀딩스, 남다른 자회사 지분 활용법 '눈길' 사실상 차입자금 지원, 심텍 부채비율 개선 '총력'…지분율 44.9%→35.4% 하락
윤필호 기자공개 2020-09-11 11:53:01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심텍홀딩스가 자회사 심텍의 재무 불확실성 개선을 목적으로 보유 주식을 활용해 현금 지원에 나섰다. 심텍 주식 200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확보한 현금 가운데 일부를 다시 심텍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심텍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고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개선세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상승했고 지난 7월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심텍홀딩스는 이 같은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회사 지원에 나선 것. 다만 이 과정에서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했다.

심텍홀딩스는 확보한 자금으로 심텍의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한다. 심텍은 심텍홀딩스를 대상으로 상환우선주(RPS) 71만660주를 발행한다. 주당 가격은 1만9700원으로 총 140억원의 자금을 수혈한다.
심텍홀딩스는 심텍의 주식을 1만8847원에 팔고 자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는 이보다 비싼 1만9700원에 배정받았다. 심텍홀딩스가 손해를 감수했다고 볼 수 있지만 올해 심텍의 주가 상승세를 살펴보면 나름의 실익을 챙겼다. 심텍은 지난해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상반기 실적 반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른 기대감에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말 심텍 주식 종가는 1만2400원이었는데 9월 8일 종가는 1만9850원으로 60.1% 올랐다. 결과적으로 심텍홀딩스의 매각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다. 가격이 크게 오른 자회사 주식을 적절하게 처분해 자금도 지원하고 이를 제외한 237억원의 현금도 챙겼다.
심텍은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부담을 덜어낼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은 영업손실 179억원, 당기순손실 394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로 전환하며 부진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재무 악화로 이어졌다. 현금성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97억원으로 1년 새 64.3% 감소했다. 반대로 부채총계는 13.3% 증가했고 자본총계는 이익잉여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24.7% 감소했다. 심텍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20%로 집계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는 RPS로 진행된다. RPS는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율이 높고 정해진 만기에 상환해야 한다. 발행 후 1년 경과된 시점부터 10년까지 발행회사 재량에 따라 현금으로 상환소각이 가능하다. 심텍홀딩스는 유상증자의 형식을 빌려 사실상 차입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증권가에선 패키지판 호황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주사가 블록딜까지 단행하며 재무개선을 다소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고객사의 요청 등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걸음 빠른 재무 건전성 확보는 향후 메이저 고객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내 패키지기판 업체들의 글로벌 고객사 확보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 희석에 따른 심텍홀딩스의 지배력 약화는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심텍홀딩스는 연초만 하더라도 심텍 주식 1021만405주를 보유하고 지분율은 44.9%였지만, 심텍의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지분율은 41.7%로 하락했다. 이번 블록딜로 보유 주식은 1327만7150주에서 1127만7150주로 감소했고 지분율도 35.4%로 대폭 하락했다.
심텍 관계자는 "심텍홀딩스가 이번 블록딜을 단행하면서 심텍 보유 지분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최대주주 지위에 변동은 없다"며 "심텍은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줄일 계획이고 이번 유상증자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부진의 원인이었던 일본 자회사의 실적 악화가 전체적인 실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일본 자회사도 터닝어라운드 기조를 보이고 있고 국내 본사도 매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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