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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옵틱스 '新 캐시카우' 필에너지 투자유치 나설까 올해 삼성SDI 공급계약만 1100억 수준, 생산능력 확장 필요성 제기

조영갑 기자공개 2020-09-18 07:20:24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필옵틱스 기업집단 내에서 2차전지 장비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필에너지가 필옵틱스의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4월 필옵틱스에서 물적분할한 이후 계약 수주가 잇따르면서 필옵틱스의 '캐시카우'로 급부상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의 호황을 타고 매출액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필에너지의 기업가치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레이저 장비 부문(필옵틱스)과 2차전지 장비부문의 경영 효율화와 더불어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 물적분할을 단행했던 투자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거론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필에너지는 올해 총 1100억원 가량의 수주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3월 400억원 규모의 2차전지 장비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8월 250억원, 9월 360억원 등 잇따라 삼성SDI 향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주의 납기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어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2차전지 부문의 매출액은 150억원(11.9%)이다.


올해 말까지 매출액에 반영될 금액은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고객사의 정책이나 설비투자 양상에 따라 다르지만 납입이 내년에 완료되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내년 매출액으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차전지 공정 장비 매출액은 307억원 수준으로, 올해 예상 매출은 이와 비슷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필에너지의 실적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삼성SDI가 헝가리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필에너지가 '솔벤더(sol vendor)'로 2차전지 장비를 단독공급하고 있는 탓이다. 삼성SDI는 2025년까지 약 8000억원 가량의 2차전지 설비 관련 CAPEX(자본지출)을 예고했다. 이중 상당액이 배터리 생산량을 끌어 올리는 공정장비 투자라 필에너지가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필에너지를 물적분할하기 전 필옵틱스는 2018년부터 삼성SDI와 손잡고 스태킹(stackig) 공정에 적용되는 스택장비를 개발했다. 스태킹 공정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소재를 돌돌 말아서 배터리에 넣는 와인딩(winding) 방식과 달리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층층이 쌓는 ‘적층방식’이다. 배터리 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전기차의 주행거리,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삼성SDI와 필옵틱스는 지난해 하반기 스택장비의 양산적용 테스트를 완료하고, 같은해 11월 헝가리 공장에서 첫 적용했다. 이에 맞춰 삼성SDI의 대량 발주가 이어지면서 기존 공급하던 레이저 노칭(notching)장비의 비중이 줄어들고, 스택장비가 대세로 자리 잡게 됐다. 필에너지의 총 수주물량 중 약 90%가 스택장비로 구성돼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공정혁신에 대해서도 많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필에너지와 함께 개발한 스택장비가 생산공정의 코어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물적분할로 신설된 지 6개월된 법인이지만 업계에선 필에너지의 외부 투자유치나 나아가 IPO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55억원가량의 수주잔고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9월 360억원의 추가 수주로 수주잔고만 1000억원에 달해 설비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필옵틱스 역시 지난 4월 관련 공시에서 "2차전지 사업의 고속성장에 대비한 원활한 투자금 유치"를 물적분할 목적으로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삼성SDI 출신이기 때문에 2차전지 사업성에 대해 매우 관심이 크다"면서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필에너지의 대규모 투자유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단순 물적분할 구조로 분할한 필에너지는 현재 필옵틱스의 100% 종속회사다. 회사가치를 키워 구주를 매출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에 대해 필옵틱스 관계자는 “(장비 공동개발 등) 고객사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 계획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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