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해운부문 세대교체]떠나는 김칠봉 부회장…'독립경영' 본격화해운 3사 총괄 '구심점' 사라져, 각사별 사업 포트폴리오 집중
유수진 기자공개 2020-09-18 08:34:5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그룹(SM그룹) 소속 해운사들이 본격적으로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한다.해운부문(대한해운·대한상선·SM상선) 전체를 총괄하던 김칠봉 SM그룹 부회장(사진)의 용퇴에 따른 것이다. 김 부회장의 역할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후임은 없다. 앞으로는 3명의 대표이사들이 각각 독자적으로 경영을 책임진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세대교체가 SM그룹 해운사들이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범 4년차를 맞은 SM상선까지 흑자를 내는 등 3사 모두가 독자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1960년대생 '젊은' 수장들이 경영을 이끄는 만큼 코로나19 등 외부환경 변화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지 주목된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M그룹 해운부문의 경영진 교체 작업이 조만간 마무리된다. 2018년 11월부터 2년 가까이 해운부문장으로서 3사를 총괄해왔던 김 부회장이 사임하고 각사별 전문경영인들이 전면으로 나서는 형태다. 1991년 대한해운 입사로 업계에 첫 발을 들인 김 부회장은 30주년을 맞은 올해 '해운맨'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앞서 SM그룹은 지난달 부사장이었던 김만태 대한해운 본부장과 양진호 대한상선 대표, 박기훈 SM상선 대표를 모두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냈다. 김 부회장의 퇴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세 사람은 1962~65년생으로 1952년생인 김 부회장보다 10년 이상씩 젊다.
3사 모두에서 맡고 있는 사내이사직도 이달에 내려놓을 예정이다. 각사별 내부 사정에 따라 일정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경영과 이사회 활동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사실상 서류작업만 남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김 부회장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해운은 오는 22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김만태 사장을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 선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보다 앞서 김 부회장은 겸임하고 있던 대한상선 대표이사직도 이미 지난달 양진호 사장에게 넘긴 상태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용퇴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대한해운 사내이사 임기가 2022년 3월 만료되는 등 1년6개월 가량 남은 상태에서 다소 갑작스럽게 이뤄진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해운이 지난달 12일 임시 주총 소집을 공시했을 때만 하더라도 사내이사 선임안은 부의 안건에 없었다. 해당 안은 약 3주 뒤인 31일 추가됐다.
회사 측은 "김 부회장이 해운 3사 모두가 안정적인 흑자 궤도에 진입한데다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건강이 악화돼 스스로 휴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적지 않은 나이(69세)에 해운부문장으로서 3사 모두를 신경쓰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한다. 또 평소 후배양성을 위해 적당한 시기에 물러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SM그룹 해운부문에서는 그간 김 부회장이 맡아오던 '구심점' 역할이 사라진다. 각사의 대표이사가 독립적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구조로 바뀐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해운 계열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모두 다르다"며 "부문 총괄 개념 보다는 독립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춰 각사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이 향후 고문으로 활동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대한해운의 사규 등에는 퇴임 임원의 고문 활동 관련 내용이 별도로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추후 SM그룹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적당한 임무나 걸맞는 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1991년 대한해운에 입사한 뒤 재무팀장과 경영본부장 등 재무 관련 직책을 차례로 역임했다. 2013년 11월 대한해운이 SM그룹에 인수된 직후부터 사장을 지내며 경영에 참여해왔다. 2016년 11월 대한상선(삼선로직스)을 인수하고 2017년 1월 SM상선을 출범했을 때도 첫 대표이사를 맡았다.
특히 2018년 11월 해운부문을 총괄하던 김용완 부회장이 한발 물러나며 대한해운, 대한상선 SM상선 등 3개사의 대표이사를 모두 겸직하기도 했다. 2019년 SM상선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로도 선두에서 해운 삼각편대를 이끌며 SM그룹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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