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골프장 M&A가 활성화되면서 자문 경쟁도 치열한 모습이다. 일부 자문사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수료를 크게 깎아 제시하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 인하 탓에 자문사 간 공정한 경쟁이 사라지고 자칫 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골프장 매각 자문의 수수료는 전체 거래액의 1.5% 정도가 일반적이다. 1000억원에 골프장 매각이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자문사는 15억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매도자의 기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킬 경우 '+α' 수수료가 따른다. 여러 원매자를 거래에 참여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매물의 몸값을 높일 수 있는 협상력 등을 보유한 자문사일수록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다. 자문사의 역량과 수수료 간 정비례 관계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자문 수수료에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일반적인 수준 이하로 수수료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골프장 M&A가 활성화되자 자문사 간 경쟁이 심화됐고, 이 경쟁이 자문 수수료 인하로까지 옮겨붙고 있는 모양새다.
자문업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수수료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낮은 수준의 자문 수수료를 제시하는 곳이 등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올 들어 단행된 골프장 M&A에서는 0.1∼0.2% 수수료를 제안하는 곳도 존재한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1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자문사는 1∼2억원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수료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 체계 탓에 공정한 자문 경쟁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어느 정도 수수료 인하는 있을 수 있지만, 0%대 수수료가 등장하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지나치게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자문사가 등장하면서 일부 딜에서는 경쟁을 포기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수수료 체계를 왜곡하는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1%에도 못 미치는 수수료로 거래가 한 차례 이뤄진다면 이후 유사한 수수료의 거래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0%대 수수료가 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자문사는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그에 합당한 수수료를 받아야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며 "0%대 자문 수수료가 등장하면서 과도하게 낮은 수준의 자문 수수료를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굳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문사의 트랙레코드·네트워크 등 역량보다는 제시하는 수수료 수준이 자문사 선정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까 우려된다"며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는 지켜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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