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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전자]권한 커진 거버넌스위원회, 사외이사 전원 집결⑤이사회 중심 경영 핵심으로 지배구조 관할…사추위에 사내이사 배제해 독립성 보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0-10-06 07:22:01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이사회 내 소위원회 중 존재감이 가장 큰 곳은 거버넌스위원회다. 미래전략실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만들어졌고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전후로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높아지면서 거버넌스위원회의 이사회 내 영향력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돼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위원회에 사내이사가 없다. 특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어 거버넌스위원회를 비롯한 나머지 위원회의 독립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표방한 CSR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로 탈바꿈

삼성전자는 경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추위, 내부거래위원회 ,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 총 6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5명의 사내이사외 6명의 사외이사가 최소 1개, 최다 4개 위원회에 소속돼 있다.

위원회 중 6명이 소속돼 규모가 가장 큰 거버넌스위원회는 2013년 출범한 CSR위원회가 전신이다. 당시엔 삼성전자 이사회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지금만큼 크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3월 복귀한 뒤 미래전략실을 주축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CSR위원회를 설립한 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CSR 위원회가 생기면서 사외이사 수는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김은미 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이다. 그는 국제협력과 개발도상국 사회공헌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다.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전문가를 영입하는 동시에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중시되는 시대 흐름을 따라가는 효과도 노렸다.

삼성전자의 사회적 기능 강화에 기여하던 CSR위원회는 2016년 11월 29일 변화를 맞이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을 약속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기존 CSR위원회의 사회적 가치 증진 기능에 더해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역할을 겸하기로 했다.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핵심적인 역할을 거버넌스위원회에 맡긴다는 구상이었다.

삼성전자가 거버넌스위원회를 출범한 데는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영향이 컸다. 엘리엇은 2016년 10월 5일 삼성전자에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제안서를 발송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삼성전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자 공식적인 절차에 착수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주사 전환을 주도할 별도의 기구를 만드는 대신 이사회 역할 강화를 택했다. 엘리엇의 요구와 맞물려 삼성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퍼졌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경영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심화하는 가운데 오너 직속 지배구조 개편 기구를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대신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버넌스위원회가 출범하며 CSR위원회를 대체하게 됐으나 삼성전자는 한달 뒤 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앞서 2월 구속된 이 부회장 공백 속에 지주사 전환을 강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무산과 별개로 거버넌스위원회 운영은 지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사외이사가 5명에서 6명으로 1명 늘면서 전체 사외이사가 속하는 거버넌스위원회 규모도 확대됐다. 추후 지배구조 개편이 재개될 때도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사추위에서 사내이사 배제, 독립성 확보

거버넌스위원회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건 사추위다. 삼성전자는 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있다. 2010~2011년에는 2명(최지성, 이윤우), 2012~2017년에는 1명(권오현)의 사내이사가 사추위에 포함됐다. 2018년 3월 이사회 의장이었던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일선 경영에서 퇴임한 후에는 사내이사를 전격적으로 배제했다. 현 사추위 멤버는 박병국 이사, 김종훈 이사, 안규리 이사다.

이듬해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사추위가 처음으로 선임한 이사를 보면 사회공헌적 성격이 한층 강해졌다.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규리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두 사외이사는 임기를 마친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대신 선임됐다. 법조계와 금융권 인사 대신 사회 공헌 인사들이 기용된 셈이다.


거버넌스위원회 뿐만 아니라 감사위원회, 사추위,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구성원 전원이 사외이사로 이뤄져 있다. 사추위가 독립성을 보장받고 추천한 인물들로 위원회 대부분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는 박재완 의장, 김선욱 이사, 김한조 이사가 속해 있다. 보상위원회 소속은 박 의장, 박 이사, 김종훈 이사다.

이사별 소위원회 소속 현황을 보면 박 의장이 가장 많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등 4개 위원회 소속이다. 다만 박 의장은 사추위에는 속해 있지 않다.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데 있어 현 의장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선욱 이사(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박 이사(사추위,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김종훈 이사(사추위,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김한조 이사(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는 3개 위원회 업무를 맡고 있다. 안 이사는 2개 위원회(사추위, 거버넌스위원회)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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