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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혜' 일진머티, 확 커진 말레이법인 존재감 설립 3년 만에 매출 비중 19%…대기업 SK넥실리스가 현지 공장 견제 갈등도

최필우 기자공개 2020-09-29 08:02: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동박(일렉포일) 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법인(IMM, Iljin Materials Malaysia SDN.BHD)이 대대적 투자 끝에 본궤도에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핵심 부품인 동박 제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경쟁사 SKC가 자회사 SK넥실리스를 통해 말레이시아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갈등 국면이 예상된다. SK넥실리스는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인근 부지를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제안 받고 해당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인근 공장을 확정지으면 일진머티리얼즈와 SK넥실리스 간 인력 유출 등을 둘러싼 법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역으로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공장이 대기업의 견제를 받을 만큼 커졌다는 방증도 된다. 일진그룹은 동박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수년간 투자를 이어왔다.

◇말레이시아 법인, 5000억 투자 끝 '본궤도' 진입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 발레이시아 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연결기준 매출 총액 2726억원의 19.2%에 해당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7년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했다. 말레이시아법인은 2017년과 2018년에는 집계된 매출이 없었고 각각 3000만원, 2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9년 1월 공장을 준공하면서 당해 곧바로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2019년 매출 437억원, 순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순이익 58억원을 올리면서 흑자 폭을 늘렸다.

올 상반기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법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말레이시아 역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권에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이동제한명령에 따라 종업원 근무 장소와 이동이 제한되고 대고객 활동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사업 방식이 크게 변경됐다. 고객사의 투자 감소도 불가피했다.

우려와 달리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배 성장했다. 작년 한해 동안 올린 매출 437억원을 올해는 6개월 만에 뛰어 넘었다.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상반기 3.8%에서 올 상반기 19.2%로 수직 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성이 저하된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큰 성장성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진그룹의 대대적 투자 끝에 얻은 결실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7년 말레이시아 동박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200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3월에는 3000억원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고 같은해 11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유치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3000억원을 우선 투자하고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예정된 투자금이 전부 공장 증설에 사용되면 일진머티리얼즈 동박 생산 규모는 연 8만톤 수준으로 늘어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연 10만톤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어 후속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생산을 늘리면 원가 절감 효과가 있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성장 동력,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에 '사활'

일진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 법인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 건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려면 양질의 동박이 필요한데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대만 장춘(CCP), 일진머티리얼즈, SKC가 인수한 SK넥실리스 정도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결과 장춘과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시장 세계 1위를 다툴 위치에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0년대 초중반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연 영업이익이 500억원을 넘지 못하며 성장이 정체됐다. 2017년 10.9%였던 영업이익률은 2018년 9.7%, 지난해 8.5%로 2년 연속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최근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 설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넥실리스가 세우려는 동박 공장은 일진머티리얼즈 공장 인근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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