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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연말 CEO 인사 실마리 '디지털 성과' 17명 중 14명 임기만료, 디지털 채널 수익 등 평가 잣대 전망

손현지 기자공개 2020-10-14 07:35:3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다수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성과'가 이들의 거취 판단에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조용병 회장이 디지털 전환(DT)에 사활을 걸면서 이에 대한 성과를 CEO인사 평가의 주요 잣대로 삼기로 했기 때문이다.

13일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지난주 6일 열렸던 내년 경영 방향성을 그려보는 하반기 이사회 워크숍에서도 디지털 성과를 강조했다"며 "계열사 CEO들의 디지털역량 활용 능력치가 연내 인사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차기 회장 육성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보험 사장,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이창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자회사 CEO 전원이 참석했다.

조 회장의 디지털 성과 발언은 계열사 CEO 모두에게 전하는 메세지나 다름없다는 평이다. 워크숍은 통상적으로 사외이사들만 참석하지만 이날은 계열사 사장단과 사업부문장이 모두 참석하는 연석회의 형식으로 확대 진행됐다.

조 회장의 디지털 성과 평가에 대한 의지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영포럼 회의에서도 감지됐다. 경영포럼은 전 계열사 리더들이 모여 이듬해 전략방향을 논하는 공식적인 자리다.

당시 조 회장은 CEO와 경영진 리더십을 평가할 때 계열사 CEO들의 '디지털 리더십'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평가항목으로는 △디지털 이해도 △비전제시 △조직문화 △인재육성 △가치창출 등을 제시했다.


올해 3월부턴 '디지털 후견인' 제도를 통한 디지털 경영 실험도 단행했다. 이는 계열사 CEO에게 각기 다른 디지털 임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조 회장은 미래에 꼭 필요한 디지털 핵심기술 5가지와 신사업 분야를 여럿 선정했다. 아울러 총 6개 계열사 CEO들이 한 가지씩 전담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도록 했다.

예컨대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우 인공지능(AI) 분야를 책임진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빅데이터 분야를 맡았으며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클라우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장은 블록체인,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헬스케어 분야를 담당한다. 최근에는 후견인 제도 참여 CEO를 10명까지 늘렸다.

이는 각 신한 계열사 CEO들을 한 테이블에 놓고 경영능력을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묘수다. 각 계열사 CEO들은 특정 한 가지 디지털 핵심기술에서 만큼은 전 그룹사 통틀어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는 경험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모델 수립부터 협업 과제 발굴, 사업 타당성 등 종합적인 제도 관리 지원 등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 만의 '차별화'된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 방식으로 해석된다. '동등한' 환경에서 계열사 CEO들의 성적표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방편이기 때문이다. CEO들은 디지털 성과라는 한 가지 사업을 두고 약 10개월(3월~12월)이란 정해진 기간 동안 정량·정성 성과들을 평가 받는다.


계열사별 중간 집계 성적표가 이미 공개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 때부터 주요 계열사들의 디지털 채널 수익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그룹 전체가 디지털 채널을 통해 거둔 영업 수익은 8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6560억원에 비해 26.6% 급증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통한 영업수익이 작년 6월 말 대비 105.3% 늘었다. 은행, 카드, 보험사 등 주요 계열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디지털 사업의 특성상 단기간 수치적인 결과치로 성과를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간 디지털 채널 수익과 관련한 증감률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달라진 스탠스를 엿볼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전 계열사 CEO들도 디지털 전환 성과를 내기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왔다"며 "올해 연말 인사를 관측할 수 있는 실마리도 '디지털 성과'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 CEO 대부분이 인사 교체 대상자다. 17개 계열사 CEO 중 14명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성용 DS사장, 이동현 네오플럭스 사장 정도만 잔여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이들의 연임 여부는 사실상 디지털 노력의 결실에 달렸다는 평가다. 진 행장의 경우 AI후견인을 맡은 만큼 AI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AI통합센터와 디지털영업부를 신설해 AI서비스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3연임까지 성공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빅데이터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개인고객 금융플랫폼', '마이데이터 기반의 종합라이프플랫폼', '개인사업자 금융플랫폼' 등 주요 3대 모델로 선정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이외 신한 계열사 CEO들의 디지털 행보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현재 전 계열사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프로젝트만 500여 건이 넘는다.

때문에 이번 인사 폭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 역시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타 금융지주 회장과 달리 계열사 CEO 인사배치에 의전서열을 고려하지 않는 편"이라며 "전 계열사를 동등한 기준으로 놓고 CEO들의 능력만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인사 과정에 은행 CEO가 카드나 보험사로 이동하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결정할 신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오는 12월 중순께 열린다. 현재 자경위 구성원에는 조용병 회장과 변양호·이윤재·허용학·박안순 사외이사 등이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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