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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호재? 금리매력 부각 [발행사분석]신용도 개선 기대감 자극…SPV, 800억 인수 지원

이지혜 기자공개 2020-10-19 13:10:3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6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들어 두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BBB급을 향한 투자심리가 눈에 띄게 싸늘하다. 경영권 매각 이슈도 한창이다. 발행규모도 적잖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도움이 있었기에 공모채 발행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불확실성이 깔린 상황이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권 매각 이슈를 호재로 부각하고 있다. 매각 이후 오히려 재무구조가 개선돼 신용등급이 오를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회사의 자체적 펀더멘탈은 탄탄한 만큼 이번이 두산인프라코어의 마지막 고금리 채권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PV 지원사격 ‘든든’…두 번째 공모채 출격

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규모는 1300억원이다. 모두 2년 단일물로만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만기 도래 회사채와 외화 단기 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500억원까지 증액발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인프라코어는 한 해에도 수 차례 공모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속도를 냈다. 투자심리는 우호적이었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이상 주문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2019년 11월, 올해 1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요예측 금액이 1000억원에 한참 못 미쳤다. 더욱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4월 이후 BBB급 공모채가 사실상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이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사모채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그런데도 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채 발행에 나설 수 있었던 데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도움이 컸다. 인수단으로 참여해 미매각분이 발생하면 이를 우선 인수해주는 구조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KDB산업은행의 이름으로 두산인프라코어 공모채 가운데 8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500억원을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과 인수단인 DB금융투자가 나눠 인수한다.

물론 두산인프라코어의 부담도 적지만은 않다. 인수수수료, 대표주관수수료와 별개로 KDB산업은행이 인수해주는 미매각분의 30bp를 잔액인수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사모채는 물론 회사채 신속인수제, P-CBO까지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며 자금 조달에 안간힘을 쓰는 만큼 잔액인수수수료를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향방이 신용등급 좌우…투심 자극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 관건은 경영권 매각이다. 두산그룹은 재무개선안 이행계획에 따라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1%를 매각하기로 했다. 10월 초 예비입찰이 끝나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유진그룹, 이스트브릿지가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업계는 매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두산그룹의 재무리스크 상승과 주력계열사의 신용도 하향압력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잠재적 재무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각 이후 이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에 '유동적' 전망을 붙이거나 불확실 검토 대상에 등재한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주주 변동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하다”며 “인수구조, 매수자의 재무역랑, 매각 이후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창출력, 재무구조에 따라 신용도의 방향성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일단 대표주관사단은 경영권 매각 이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표주관사단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보다 재무여견이 나은 기업들이 적격예비인수후보에 오른 만큼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며 “이번이 두산인프라코어의 회사채를 고금리에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모희망금리밴드로 3.9~4.9%를 제시했다.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이 두산인프라코어의 2년 만기 개별민평금리보다 50bp가량 높다. 민간채권평가회사 4사(한국자산평가(주), 키스채권평가(주), 나이스피앤아이(주), (주)에프앤자산평가)에 따르면 14일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2년 만기 개별민평금리의 산술평균은 4.39%다.

또다른 강점은 사업안정성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부문 매출규모가 글로벌 10위 이내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형굴삭기부문에서도 업계 수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설기계시장이 침체돼 사업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가 회복됐을 때 그만큼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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