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테크 줌인]크로키닷컴, 하이리스크 '해외·금융투자' 도전장⑤2년 전 실험적으로 日법인 설립…신탁·채권·DLS에 100억 베팅
최은진 기자공개 2020-11-02 08:12:06
[편집자주]
전통적으로 온라인 침투율이 낮은 의류시장에서 패션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 정도로 승승장구 하는 플랫폼 기업들이 있다. 대형 패션기업은 물론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들도 고전하는 시장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퍼플오션(Purple Ocean)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조단위 기업가치로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하고 있는 패션테크 강자들을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그재그(zigzag)가 안착하면서 크로키닷컴도 다음 스텝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 패션 플랫폼 기업들이 확장전략을 국내서 찾는 것과는 다른 방식을 펼친다. 특히 벤처기업이 하기엔 부담이 따르는 고위험 투자처도 마다치 않는다.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해외투자'다. 국내 패션기업의 불모지와도 같았던 일본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K뷰티'로 이제 막 물꼬가 터지고 있는 일본 패션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아이템 찾기에 돌입했다.
또 다른 투자전략으로 주목되는 게 있다면 '금융상품' 투자다. 예적금 등 안전자산 혹은 타 벤처기업에 투자하며 수익을 올리는 경쟁사와는 다르게 신탁이나 채권 등 금융상품을 통해 자금을 굴린다. 이 규모만 100억원이 넘는다.
◇日서 의류판매 시도, 아이템 불확실…지난해 160만원 매출
크로키닷컴이 정관에 기재한 사업목적은 비교적 단출하다. 소프트웨어개발업·통신판매중개업 등 플랫폼에 필요한 목적과 더불어 의류판매업·전자금융업 등 판매품목 및 결제서비스 등을 위해 반영한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단출한 사업목적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의류수출업'이다. 2018년 7월 추가했다가 곧바로 삭제하고 다시 지난해 7월 재등록 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관변경은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아무리 벤처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번거로운 과정을 여러차례 거쳤다는 건 특별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한 실마리는 재무제표를 통해 풀 수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시한 크로키닷컴의 재무제표를 보면 종속기업으로 크로키(CROQUIS)라는 회사가 등록 돼 있다. 소재국은 일본, 업종은 전자상거래이다.
크로키닷컴이 지분율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투자금액은 1억150만원이다. 언뜻보면 미미한 규모로 보여지지만, 크로키닷컴의 자본금이 2억2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과감한 투자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2018년 말 설립한 이 회사는 크로키닷컴이 해외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했다. 아직 뚜렷한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전자상거래와 의류수출업이라는 사업목적을 감안하면 지그재그의 일본판 정도를 만들려는 시도로 파악된다.
지난해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사업은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160만원, 당기순손실 1943만원을 냈다. 설립 당시 45만원에 불과했던 부채는 1년만에 1455만원으로 불었다.
크로키닷컴은 현재 테스트 차원에서 일부 상품을 일본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팔고 있는 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직 이렇다 할 사업모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사업이 안정화 될 때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손실이나 부채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크로키닷컴 관계자는 "일본시장은 테스트 시장으로 해외진출을 위해 눈여겨 보고 있다"며 "2018년 말 일본법인을 세우고 테스트 차원에서 일부 상품을 판매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고 말했다.
◇현금성자산 264억, 금융상품 투자로 이자수익 수억원 추정
크로키닷컴의 투자처 가운데 또 한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금융상품'이다. 벤처기업은 무엇보다 유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휴자금이 있다면 대부분 정기예금을 통해 자금을 운용한다. 그러나 크로키닷컴은 파생결합증권(DLS)이나 특정금전신탁, 채권 등 금융상품을 통해 비교적 적극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규모도 100억여원으로 꽤 크다.
지난해 첫 공시한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현금성자산은 264억원이다. 대부분 우리은행 외화예금과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의 보통예금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보통예금에 264억원, 외화예금에 637만원이 있다.
금융상품에 투자한 내역으로는 특정금전신탁과 중금채, DLS가 있다. 특정금전신탁은 주식이나 채권 등을 모아 운용하는 비히클이고, 중금채는 중소기업 대출 등을 모아놓은 채권이다. 각각 70억원, 30억원씩 가입했다가 지난해 모두 환매했다.
얼마의 수익을 올렸는 지는 정확히 파악은 안되지만 재무제표에 이자수익으로 반영한 3억6890억원이 해당 금융상품 환매에 따른 수익으로 추정된다. DLS에 투자한 금액은 20억원이고 지난해 말 기준 3224만원 수익을 올렸다.
은행 정기예금 대비 꽤 고위험 상품인데다 투자금액도 적잖은 규모다. 특히 법인자금으로 운용하는 만큼 리스크도 따른다. 유휴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투자수익을 누리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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