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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우리은행 화상회의, 우수 대응 체계 '공유의 장'②코로나 컨틴전시 플랜 전달…IT부서 협업, 글로벌 디지털뱅킹 가속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0-11-09 13:00:0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 등에 주력하는 3.0 시기에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맞춰 드라이브를 보다 걸던 단계다. 이런 가운데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했다. 생존과 확장을 위해서는 '언택트(비대면)' 전략이 필수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과연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를 언택트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점 직원들에게 다시 재택근무를 권고했습니다. 영국은 현재 지역별로 미니 봉쇄 조치인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했습니다."(유도현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베트남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혔습니다. 일일 확진자가 1~2명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현재 리테일 프로모션 추진, 여신심사인력 충원 등 실적 증대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비대면 마케팅 실시로 신규 고객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이종인 베트남우리은행장)

"코로나 청정지역이었던 양곤, 현재 락다운 상태입니다. 촉각을 기울이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김진회 우리파이낸스미얀마 법인장)

2020년 9월 24일 목요일. 월례 글로벌 화상회의가 열렸다. 우리은행 본점 16층 글로벌그룹 회의실에서는 21개국 법인장·지점장들의 현황 보고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시차를 감안해 하루를 둘로 나눠 오전에는 중국·홍콩·싱가폴·뉴욕·LA 등 10개 지점장 및 법인장, 오후에는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런던, 독일 등 11개 지점장 및 법인장과 회의를 진행했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다른 만큼 각지에 흩어져있는 법인과 지점들의 영업 현황도 각각 다르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화상회의는 각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이자 아이디어 공유의 플랫폼으로도 활용된다. 우리은행 해외 영업점들은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가 먼저 시작된 곳에서의 대응 체계를 미리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중국우리은행 등이 코로나19 컨틴전시플랜의 최초 전달자 역할을 했다. 중국은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최초 발발한 곳이다. 이에 따라 중국우리은행은 올 1월부터 비상대응반을 구성했다. 영업점에 대한 철저한 일일 방역과 근무 인력의 탄력적 운영도 이미 1월부터 실시됐다.

남일 같았던 중국에서의 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로 번졌고 우리은행은 세계 각지 영업점들로부터 각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보고받기 시작했다. 2월 우리은행은 주요 글로벌 네트워크들에 중국우리은행의 코로나19 대응 메뉴얼을 전달했다.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끼리 코로나19 지원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마스크 해외반출 금지령이 내려지고 각국에서 마스크 구입이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졌을 때 선제적으로 마스크를 많이 확보해둔 중국우리은행이 타 네트워크에 마스크를 지원했다. 마스크 보급이 심각했던 유럽과 미국 거점들에 중국에서 1만여개의 마스크가 보내졌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대체사업장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안의 좋은 예시가 됐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코로나19 초기 때부터 3개 지점에 본점 대체사업장을 마련해 인력 분산 배치에 나섰다. 대체사업장 실시에도 업무연속성을 유지하는 방안 등을 타 해외 영업점에 소개했다.


우리은행은 당초에도 글로벌 정례 화상회의를 한 달에 한 번씩 개최했다. 잦은 출장에도 전세계 뻗어있는 478개 네트워크를 동시에 점검할 순 없기에 해외사업 독려 취지로 화상회의를 정기적으로 활용했다.

정례 화상회의에서는 동시에 타 영업점과 연결이 돼 서로의 상황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영업 케이스를 공유하는 자리의 의미도 컸다. 현재 코로나19 대응체계를 공유하는 것처럼 타국에서 효과를 보고 있는 사업전략을 벤치마킹해 내재화하는 일도 많았다.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굉장히 많은 화상회의를 열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례회의는 전체회의이고 개별 점포·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대일 회의가 자주 열린다. 전체회의 때 하지 못한 얘기를 세부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을 때 개별 화상회의를 개최한다.

우리은행 글로벌 관계자는 "해외법인과 지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 등에 대해 본사 따로 지원 요청을 하거나 신규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일이 많다"며 "원래는 출장 가서 볼 수 있었는데 상황이 이러하니 개별점포만 따로 접속해 심층적으로 논의하곤 한다"고 말했다.

9월에도 월례회의(24일)를 제외하고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국, 캄보디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다카 등과 개별 화상회의를 열었다. 최근 다카지점과 기분 좋은 소식으로 접속을 했다. 우리은행 다카지점에 '코리안 데스크'가 개설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국내 유일 시중은행이다. 한국서 온 주재원들이 낯선 방글라데시에서 우여곡절을 겪는 경우가 많았는데 우리은행이 코리안 데스크를 만들어 그들에게 체계적인 도움을 주기로 했다.

올해 들어 IT부서와의 협력도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플랫폼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디지털뱅킹의 현지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IT부서가 글로벌 화상회의에 참석해 해외법인의 요구사항을 직접 듣기도 한다.

올해 큰 글로벌 IT 성과는 베트남 쪽에 있었다. 3월 우리원뱅킹 베트남 앱을 만들어 14개 지점의 모바일 거래를 활성화시켰다. 등록한 이체정보로 한 번에 송금할 수 있는 간편이체, 휴대전화를 흔들어 거래할 수 있는 모션뱅킹 등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동남아 국가로의 전면 확대를 추진 중이다. 내년 캄보디아 모바일뱅킹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재 본사 IT부서와 긴밀히 소통 중이다. 바이오인증 로그인, 공과금결제시스템을 앱에 연계하고 앱 디자인을 변경한다. 추후 QR출금 및 결제 시스템까지 탑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관계자는 “베트남법인에서 고객이 앱에 등록만 하면 얼마를 대출 받을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도록 신용평가모형을 앱에 연결시켜 달라 요청했고 IT부서가 이를 해결했다”며 “추진 사업이었지만 코로나19로 글로벌 디지털 협업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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