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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피보팅' 이병구 네패스 회장 선구안 빛보나네패스야하드 사업방향 전환, 리드탭 양산 박차…향후 IPO 가능성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0-11-03 10:19:48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접고 2차전지 사업을 선택한 이병구 네패스 회장(사진)의 '선구안'이 주목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용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부(네패스야하드)를 재빨리 2차전지용 리드탭(Lead tab) 필름 사업으로 재편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네패스 기업집단의 새로운 캐시플로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둔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 '네패스아크'에 이어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전담할 '네패스라웨'의 기업공개(IPO) 역시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핵심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상장' 공식이 2차전지 사업부에도 적용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차전지 사업부문은 2010년에 별도법인(옛 네패스디스플레이)으로 설립, 운영되고 있는 만큼 공모를 포함한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에도 용이한 구조다. 현재 네패스가 99.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패스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사명을 '네패스야하드(yahad)'로 변경하면서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패널 사업과 결별했다. 야하드는 히브리어로 '결합, 통합'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디스플레이 사업을 중단한 시기는 2018년 말에서 2019년 상반기"라고 밝혔다.

네패스야하드는 2015년 LCD 디스플레이용 하이브리드인셀(HIC) 터치스크린 패널 양산을 시작하면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중국 주요 메이커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사업성도 급격히 악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제조사가 LCD 시장에서 손을 뗀 시점과도 겹친다.

이에 따라 네패스야하드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HIC 패널 양산 직후인 2016년 매출액 141억원을 기록했지만 2017년 79억원, 2018년 25억원 등 매년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2016년 9억원, 2017년 35억원, 2018년 2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네패스야하드의 실적은 단기간에 개선됐다. 2019년 매출액 80억원과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0억원의 매출액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2019년 7.5%에서 올 상반기 22.8%로 상승했다.

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어 전기차(EV) 시장이 최근 급격하게 커지면서 그동안 공들여 개발한 리드탭(Lead tab) 필름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LCD 산업이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2017년부터 2차전지용 리드탭을 개발하면서 새 먹거리로 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네패스 기업집단의 양축으로 삼으려 했지만, 업황을 고려해 신속하게 디스플레이 사업을 정리하고 이 자리를 2차전지 사업으로 대신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리드탭(Lead Tab) 필름은 2차전지의 음극과 양극판을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부품이다. 음극과 양극 단자에 각각 구리(Cu)와 알루미늄(Al)을 표면 처리하고, 절연 필름을 덧씌운 형태로 제작된다. 고도의 융착기술과 설비 엔지니어링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일본 스미토모(Sumitomo)가 최근까지 글로벌 시장의 80%를 장악할 만큼 강세를 보였다. 2019년 말부터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를 독려하면서 사업 진출의 시기도 잘 맞아떨어졌다.


네패스야하드가 생산하는 리드탭은 현재 전량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로 납품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까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 남짓이지만, 반도체 부문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더불어 2차전지 세계 1위 LG화학까지 고객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네패스 관계자는 "그동안 ESS용 파우치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드탭을 주력으로 생산했으나 올해 말, 내년부터는 EV용 리드탭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적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설비 확장을 위한 자체 CAPEX(자본지출) 투자나 사업의 외연 확장을 위한 공모 등 유상증자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을 통한 글로벌 파우치 배터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생산능력 증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GM, 포드, 르노, 볼보, 닛산 등이 EV용 파우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네패스야하드의 생산능력은 2019년 1500만 장 수준이었으나 올해 반기 1420만 장으로 1년 치를 따라잡았고, 가동률 역시 98.4%로 풀 케파(full capa)에 가까워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패스가 유망 사업부문의 '물적분할-상장'을 도식화한 상황에서 2차전지 사업의 외형 확장을 위해 향후 이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처캐피탈(VC) 업계 한 관계자는 "리드탭 사업이 빠른 시간 내 자리를 잡았고, 내년부터 EV용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외부 투자유치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패스 관계자는 "아직 매출 비중이 작아서 투자 유치의 의견을 밝히기는 시기상조"라면서 "리드탭 관련 설비 엔지니어링을 이미 구축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후속 투자가 요구되는 반도체 부문(네패스아크, 네패스라웨)과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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