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 만료 바이오텍 점검]유틸렉스, 500억 유동성 확보…수익 기반 고민 여전⑦L/O 성과 미흡, 세전 손실 증가에 2년만에 CB·CPS로 자금 조달
심아란 기자공개 2020-11-12 07:34:43
[편집자주]
기술특례제도는 벤처기업의 코스닥 입성 문턱을 낮춰준 제도다. 기술력은 있지만 매출은 더디게 나오는 바이오 기업들이 주로 활용했다. 거래소는 상장 후 3년간 사후 관리도 면제해준다. 특례 기간이 끝난 바이오 기업들의 현 주소는 어떨까. 특례를 받는 기간 동안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다. 적자가 지속되는 탓에 자본을 제대로 확충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진입도 불가피하다. 더벨은 특례 기간이 경과한 바이오테크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면역항암제 개발 업체인 유틸렉스가 올해만 5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공개(IPO)로 360억원을 마련한 지 2년 만의 행보다.유틸렉스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기관 자금 유치를 택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L/O) 성과가 미흡해 세전 손실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인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내년부터 세전 손실 관련 특례 기간이 만료되는 점도 부담 요소였다. 유동성을 확보한 유틸렉스는 이제 수익 기반 구축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유틸렉스는 설립 4년차에 접어들던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창업자인 권병세 대표는 면역학 전문가로 국립암센터의 면역세포치료사업단의 단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당시 T세포 치료제의 임상 1상을 수행하다가 생산 시설 등의 한계를 느껴 유틸렉스를 설립했다.
유틸렉스는 T세포치료제, CAR-T치료제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항체 치료제인 EU101은 2017년 절강화해제약에 중국 임상개발과 판권의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당시 수령한 약 11억원(100만달러)의 계약금을 올해까지 이연해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유틸렉스는 8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기록했는데 해당 계약의 수수료다. 최근 2년간 발생한 4억원의 매출도 해당 L/O의 계약금이었다.
유틸렉스는 기술이전의 성공과 조속한 제품 매출로 수익 창출을 기대했다. 2년 전 IPO 당시에는 주력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으로 올해 25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라이선스 아웃이 지연되면서 세전 손실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유틸렉스는 연결 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이 131억원을 기록했다. 세전 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5억원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709억원에서 524억원으로 185억원이 줄었다.
상장 3년차를 맞은 유틸렉스는 내년부터 법차손 관련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적용 받게 된다. 자본금 대비 법차손 비중은 아직 25% 수준으로 관리종목 지정 요건(50% 초과)에 충족하는 수치는 아니다.
다만 법차손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라 자본 확충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상 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72억원을 지출했다. 반기 만에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연간치(98억원)의 70%를 초과했다.
유틸렉스는 지난 5월 설립 후 처음으로 290억원 어치 CB를 찍었다. 다만 올해 손실 규모가 커진 탓에 현금성자산의 확대 효과는 미미했다. 6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320억원으로 작년 말 406억원 대비 21% 줄었다.
유틸렉스는 자본금 확충을 위해 지난 달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는 모두 CPS로 발행했다. 우선주 형태지만 일정기간이 지난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상환 의무가 없어 전액 자본으로 인정돼 발행사에 우호적인 자금 조달이다.
유틸렉스는 상장 이후 눈에 띄는 L/O 성과는 없었지만 기관투자자 선에서 펀딩이 성사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다보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세전 손실 규모가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 라이선스 아웃 외에 수익 기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전략 수립 초기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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