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이 벤처투자시장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한 해였다. 새로운 시도와 그 과정이 그렇다.성장금융은 포스코와 국내 최초로 프로젝트펀드 투자 전용 모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혀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민간 기업 모펀드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성장금융에 새로운 투자재원이 늘어났다는 점 역시 벤처캐피탈과 벤처기업의 이목을 끄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많은 이로부터 ‘왜?’라는 의문이 남는다. 성장금융은 국내 벤처투자시장 내 양대 출자기관(LP) 중 하나다. 정부 정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투재재원은 매년 증가세다. 그야말로 호시절이다. 굳이 무리하기보다 안주하는 편이 쉬울 수 있다. 하지만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를 가늠케 한다.
도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과정이다. 이번 민간 모펀드 조성은 성장금융이 지난해 2월부터 공을 들인 결과물이다. 2018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하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 시발점이다. 성장금융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출자사업 제안서를 마련해 포스코에 직접 찾아갔다. 설득하는 작업을 거친 후 펀드 조성까지 걸린 시간만 1년 반이 넘는다.
신성장 동력 발굴이라는 출자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투자 방식은 포스코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포스코신성장펀드는 국내 최초로 프로젝트펀드 투자 전용 모펀드다. 주목적 분야에 맞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출자자인 민간기업과 피투자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그간 몇몇 민간 모펀드가 있었지만 블라인드펀드 방식이었다. 투자처가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일정 비율을 제외하고는 주목적 분야에 투자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민간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키기보다는 사회공헌 성격에 가깝다. 다른 민간 기업의 모펀드 조성을 유인하기엔 한계가 뚜렷했던 이유다.
성장금융이 벤처투자시장에 변화를 일으킬지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의미 있는 시도에 성공적인 운용 결과까지 더해진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진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작가인 루쉰이 '본디 길이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된다'고 표현했듯 성장금융의 과감한 시도가 투자생태계의 변화를 인도할 수 있는 길목의 첫발이 될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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