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어우즈벤처스, 에릭 슈미트가 점찍은 '개틱AI' 베팅 '미들마일+자율주행' 美 스타트업, 비대면 소통 투자처 발굴
양용비 기자공개 2020-11-16 08:12:10
[편집자주]
코로나19는 벤처캐피탈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언택트) 사회의 도래다. 창업 생태계도 언택트 업종이 큰 수혜를 입으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선견지명을 갖고 투자를 단행한 벤처캐피탈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예기치 못한 외생변수 속에 효자로 부상한 언택트 스타트업과 투자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2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 뮤어우즈벤처스의 시선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 향해 있다. 서울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고 글로벌 유망 벤처기업 발굴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투자 양대 축으로 삼은 분야는 바이오·헬스케어와 IT·모빌리티다. 이 영역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베팅에 나선다. 뮤어우즈벤처스의 미국 배송용 자율주행 트럭 플랫폼 개발사 ‘개틱AI(Gatik Ai)' 투자는 특유의 적극성이 돋보인 사례다.
◇미들마일에 AI 자율주행 접목…데이터 효율화 강점
개틱AI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한 과탐 나랑(Guatam Narang) 대표가 2017년 창업했다. 창업 멤버는 자율주행과 로봇공학 분야 베테랑으로 구성돼 있다.
유통·물류 업체 대상 미들마일(middle mile) 배송용 자율주행 트럭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현재는 완전 무인주행이 아니라 운전석에 관리자가 탑승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 허가를 받아 내년부터 완전 무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미들마일은 기업과 기업 간(B2B)의 물류 단계를 뜻한다. 원자재 기업에서 제조 공장으로 상품을 공급할 때나 제조 공장에서 각 대리점 등으로 배송하는 단계를 뜻한다. 최종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라스트마일의 전 단계다.
이 플랫폼의 경쟁력은 딥러닝 데이터 효율화에서 나온다. 주행 난이도가 높지 않은 미들마일 단계에 자율주행을 접목한 까닭에 일반 자율주행보다 적은 데이터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상점에서 상점으로 배송하는 미들마일은 라스트마일과는 달리 고정된 길로만 운송이 되기 때문이다.
뮤어우즈벤처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딥러닝 과정에서 데이터를 효율화하기 위해 교차로에서도 오른쪽으로만 운행하는 등 운영 방식을 단순화했다”며 “주로 딥러닝 과정에서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만 모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다보니 연산 능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가격이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들마일 유통·물류사에게 필요한 플랫폼이었다.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후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미들마일의 중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유통·물류사들은 운전자 부족·급여 증가로 인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같은 장점에 굵직한 기업과 투자사들이 개틱AI를 주목했다. 월마트의 경우 이미 개틱AI와 계약해 해당 플랫폼을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회장이 설립한 투자사 이노베이션 인데버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이 운용하는 벤처캐피탈 폰티날리스파트너스 등도 일찍이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자동차 산업 네트워크 강조 설득…'류정아·최정윤' 콤비 활약
개틱AI는 뮤어우즈벤처스의 1호 포트폴리오다. 지난 5월 투자를 위해 나이스투자파트너스와 ‘뮤어우즈나이스 모빌리티 스케일업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결성했다. 개틱AI에 투입하기 위한 프로젝트 펀드로 15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이 투자 건은 뮤어우즈벤처스의 적극성과 집념이 빚어낸 사례로 꼽힌다. 류정아 대표와 최정윤 파트너가 개틱AI 측과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설득한 끝에 자금을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로 양국을 왕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리콘밸리에 상주하는 최 파트너의 활약이 빛났다.
개틱AI는 실리콘밸리에서 20년 넘게 투자 경력을 쌓은 최 파트너가 오래전부터 주목한 기업이다. 삼성벤처투자, 중국 상하이모터스를 거친 최 파트너는 실리콘밸리에 상주하면서 IT·모빌리티 관련 투자를 담당한다.
개틱AI의 잠재력을 알아 본 최 파트너는 곧바로 투자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다만 뮤어우즈벤처스가 한국의 신생 벤처캐피탈인 만큼 개틱AI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설득의 과정이 필요했다.
이에 류 대표와 최 파트너는 개틱AI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다. 특히 자동차 관련 기업 네트워크가 풍부했던 최 파트너는 자동차 제조사를 연계해 줄 수 있다는 부분을 크게 강조했다. 당시 자동차 제조사와의 연결고리가 부족했던 개틱AI에게 솔깃한 제안이었다.
아시아도 벤처캐피탈 시장이 작지 않은 만큼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 투자자 연계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설득한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지난 5월 개틱AI에 15억원을 투입하면서 이노베이션 인데버스, 폰티날리스파트너스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과 함께 투자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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