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M&A]배달 지각변동 일어날까…'네이버'에 쏠리는 눈요기요 매각 시 유력한 M&A 후보…5조 여력에 인프라 확보
서하나 기자공개 2020-11-18 12:17:4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의민족 인수를 위해 요기요를 포기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에 따라 배달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배달·물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네이버에 시선이 쏠린다. 네이버는 직접 국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을 뿐 관련 인프라를 모두 구축했다.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설 여력과 명분을 보유한 거의 유일한 플레이어인 셈이다.1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기요 매각을 조건부로 내걸면서 딜리버리히어로(DH)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은 사실상 '불허'로 해석될 만큼 쉽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최악의 경우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위해 요기요를 정리하는 시나리오까지 점쳐진다. 재무적 투자자(FI)는 물론이고, 후발주자 쿠팡(쿠팡이츠)·위메프(위메프오) 등은 요기요 인수에 나서기 부담스럽다. 쿠팡이나 위메프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어서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다.
쿠팡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의 발표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 같다"라며 "이제 막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고 업계 변동이 쉽지 않겠지만 자체적으로 이를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배달 및 물류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네이버가 눈에 띈다. 네이버 역시 "배달 서비스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이미 물밑에선 물류뿐 아니라 배달과도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CJ대한통운과 30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통해 자체 오픈마켓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 받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배달 대행 1위 서비스 생각대로의 운영사 인성데이터에는 4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네이버는 직접 배달 음식 서비스에 나서지 않을 뿐 사실상 모든 시스템을 구비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포털 사이트를 통한 검색부터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까지 가능한 주문하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프렌차이즈나 동네 음식점 메뉴도 확인할 수 있고, 배달의민족과 연계해 일부 음식점에서 사전 예약이나 주문 등도 가능하다. 동네 시장 장보기나 쿠킹박스의 경우 직접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해외에서는 한층 본격적이다.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 배달 서비스사 데마에칸을 인수하고 아시아 지역 배달 서비스로 확대하겠단 포부다. 태국에서도 배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 1위 운영사인 라인맨을 계열사로 확보,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안에 태국 15개 지역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퀵서비스, 택배, 신선식품 배달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네이버가 배달 서비스 직접 진출 가능성을 극구 부인하는 배경은 강력한 규제 리스크다. 네이버는 강력한 포털 점유율을 기반으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커머스는 물론이고 금융, 부동산, 콘텐츠 등 활동 분야도 다양하다. 골목 상권과 직접 연계된 배달 서비스까지 직접 뛰어들면 더 이상 정부의 중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직접 배달 서비스에 나서지 않는 거의 유일한 이유는 규제를 꺼리는 내부 분위기 탓으로 추정된다"라며 "그럼에도 요기요는 물론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할 여력과 명분이 있는 회사를 찾으라면 네이버가 유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의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 자산은 약 5조309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84.4%)과 우량한 신용등급, 자사주 활용 및 교환 등을 자금을 동원할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네이버는 이미 우아한형제들 지분 약 5%를 확보한 주요 주주다. 네이버는 2017년 9월 국내 스타트업 직접 투자를 목적으로 약 3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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