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연초와 달라진 실적 전망 '왜' 코로나19 방역비 5000억 타격…'로켓배송'은 흑자 이견 없어
정미형 기자공개 2020-11-23 13:30:1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은 올 한해 장사를 어떻게 했을까. 이커머스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의 실적은 유통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지난해 시장 예상치와 달리 적자폭을 크게 줄였던 만큼 올해 실적 향방이 어떻게 결정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최근 업계에서는 쿠팡이 올해 다시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적자 7205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가 더욱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예상됐던 쿠팡의 영업적자 전망치는 5000억원대였다. 로켓배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주력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성장을 거듭하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이전까지만 해도 쿠팡은 물류·배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했고 이에 3조원을 훌쩍 넘긴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증가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각광을 받으면서 쿠팡 역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이 늘면서 쿠팡의 물류 관리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성장 전망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줬다. 풀필먼트는 주문에 따라 선별, 포장, 배송은 물론 사후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해 주는 서비스로 향후 쿠팡의 흑자전환을 주도할 키로 꼽힌다. 쿠팡의 매출이 늘면 늘수록 CFS의 수익성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1분기에만 7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1년 4개 분기가 1분기처럼만 지속됐어도 전년 대비 적자폭 감소는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연초 예상과 달리 다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예상치 못한 비용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관련 비용 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한몫했다. 쿠팡은 코로나19로 5000억원 상당의 추가 지출을 부담하게 됐다고 올해 8월 밝혔다. 쿠팡은 올해 5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2400명의 안전감시요원을 임시직으로 고용했다. 최저임금(시급 8590원, 월급 고정 근무 기준 179만5310원)만 적용해도 한 달 인건비만 43억원이 넘는다.
사업 다각화도 적자 확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쿠팡이 올해 들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손실 규모가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쿠팡이 지난해 진출한 음식배달앱 ‘쿠팡이츠’에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국내 배달 시장 규모가 급증함에 따라 쿠팡은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쿠팡은 올해 7월 동남아 기반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업체인 훅(Hooq)을 인수하며 OTT 사업에도 손을 뻗고 있고 최근에는 지난해 반납했던 택배사업자 신청서를 다시 제출하며 택배 사업 재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쿠릉’이라는 상표권 등록을 바탕으로 중고차 사업에도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관련 지출이 크진 않았고 쿠팡이츠도 조 단위 적자에 이를 만큼 투자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비용 지출이 쿠팡 말대로 5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자가 커지긴 하나 실제로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코로나19에 사용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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