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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조현식 부회장은 왜 조현범 대표 선임에 찬성했을까의장직 2022년까지 유효, 이사회 장악 '자신감'...CEO-COO '수직' 구도

김서영 기자공개 2020-12-03 08:54:4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조현범 사장에 각자 대표이사 자리를 내줬지만 경영 실권은 내주지 않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지만 조 부회장이 CEO(최고경영자) 지위와 권한 그리고 무엇보다 이사회 의장 자리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조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 부회장이 조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해 이목이 집중됐다. 그룹 최대주주인 조 사장이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것을 반대할 명분이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조 부회장에서 조 사장으로 내려가는 수직 구도는 여전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3분기 보고서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 부회장이 CEO를, 그 아래 조 사장이 COO를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돼 형제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조 부회장은 CEO로서 기업 경영에 관한 실권을 가진다. CEO는 경영 전반을 통괄한다. 대내적으로는 이사회의 결의를 집행하며 그룹 업무에 관한 결정과 예산 집행을 담당한다.

조 사장은 최대주주지만 그룹의 COO로서 조 부회장 아래 직급이다. COO는 기업 내 사업을 총괄하며 일상 업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결과적으로 조 부회장은 조 사장에게 대표이사 직함만 줬다. 그룹 경영권의 핵심인 CEO 권한은 내어주지 않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됐지만 직함이 주어졌을 뿐"이라며 "조 사장이 조 부회장의 CEO 권한을 동등하게 나눠 갖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형제경영에 따른 역할 분담도 그대로다. 그간 장남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했다. 차남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로서 주력 사업을 챙겼다.

이사회 의장도 여전히 조 부회장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 정관에는 이사회 의장 해임 요건도 명시돼 있지 않아 대표이사가 바뀌면 이사회 의장도 바뀐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관계자는 임기 만료일까지 이사회 의장을 유지할 것이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조 부회장의 임기 만료일은 2022년 3월 27일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의사회의사록등증빙서류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앞으로 경영 체제에 변수는 존재한다. 조 사장은 이사회 만장일치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를 두고 조 사장이 사외이사 3인을 우군으로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모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다.

사외이사 3명이 조 사장의 편에 선다면 조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은 아니지만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킬 여지가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해임을 위해선 전체 이사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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