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 '꽃놀이패' 콜옵션 행사전환가액 대비 주가 두 배 상승, 평가익 18억 수준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03 11:49:2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경오 아시아종묘 대표이사가 전환사채(CB) 콜옵션(매도청구권) 권리를 행사해 꽃놀이패를 놓치지 않았다. 아시아종묘 주가가 CB 전환가액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자산증식 부수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콜옵션으로 거머쥔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18억원 규모의 평가이익과 함께 지배력 방어효과도 챙길 수 있다.1일 업계에 따르면 류 대표는 지난달 20일 아시아종묘 4회차 CB 투자자들에게 콜옵션 권리를 행사했다. CB 인수규모는 15억원이다. 전환가액 4269원 기준으로 전환사채권 35만1370주를 넘겨받을 예정이다.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지분 3.47%를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다.
류 대표는 경영권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 콜옵션 카드를 내밀었다. 4회차 CB는 41억원가량 미전환 상태다. 전환가액 4269원 기준 보통주 95만8069주로 바뀔 수 있는 잠재물량이다. 전체 발행주식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량 주식으로 바뀌면 최대주주 지분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종묘 관계자는 "류 대표가 경영권 지분 방어 목적으로 CB 콜옵션 권리를 행사했다"며 "현재 CB 투자자들에게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통지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시아종묘는 류 대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세웠다. 류 대표는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30% 넘는 지분을 유지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20일 기준 개인 지분은 31.13%(보통주 304만5458주)다.
아직 콜옵션 대금은 치르지 않았다. 15억원 규모의 CB 취득자금은 개인 담보대출 또는 지분 매각을 통해 만들 예정이다.
류 대표에게 CB 콜옵션은 최소 비용으로 지분을 늘릴 절호의 기회다. 콜옵션 권리 행사일인 지난달 20일 아시아종묘 종가는 9500원이었다. 전환가액(4269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장내에서 33억원을 주고 사들일 지분을 콜옵션 행사로 약 15억원에 확보한 셈이다. 평가이익을 따지면 약 18억원이다.
아시아종묘는 2018년 12월 운영자금 5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4회차 CB를 발행했다. 에이원자산운용 펀드(30억원), 포커스자산운용 펀드(10억원), 지브이에이자산운용 펀드(10억원)가 투자했다.
CB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을 때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내는 걸 염두에 둔 투자조건이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6074원이었다. 주가 흐름에 따라 전환가액을 최저 4252원까지 조정하기로 투자자들과 합의했다. 전환 청구기간은 작년 12월 5일부터 2022년 11월 5일까지다.
최대 15억원까지 회사가 지정하는 매수인이 콜옵션을 행사하는 조건도 추가했다. 매수인은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자로 한정했다. 최대주주의 경영권 지분 유지 목적으로 넣어둔 조항이다.
CB 투자자들에게 좀처럼 수익 실현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3월 CB 전환가액은 최저 조정가액 근처인 4269원까지 조정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코스닥 시장이 출렁이면서 5000원선을 오르내리던 아시아종묘 주가가 4000원선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들어 아시아종묘 주가는 다시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8월까지 주가가 5000원대에 머무르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8월 4회차 CB 투자자들이 6억원 가량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보통주 13만1177주(발행주식총수 대비 1.38%)를 취득했다. 청구일 종가 기준 평가이익은 약 20%다.
지난달 아시아종묘 주가가 9000선으로 오르자 추가 전환 물량이 쏟아졌다. 4회차 CB 투자자들이 5억원 가량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보통주 11만9699주(발행주식총수 대비 1.24%)를 손에 넣었다. 청구일 종가 기준 평가이익은 76%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 상승 동력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종묘는 종자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다. 매출 90%가량을 단호박, 양배추, 무, 양파, 청경채, 고추 등 각종 종자 판매에서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2019년 10월~2020년 6월, 9월 결산 법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한 169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아시아종묘 관계자는 "종자 R&D 결과물이 판매실적까지 이어졌다"며 "매출 절대금액이 고정비 이상으로 올라 영억이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내부 결산 기준 2020년 사업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매출액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228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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