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차전지 패러다임 변화]'GS家'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 NCMA 시장 '승부수'삼성SDI vs LG화학 대리전 구도, 2100억 설비투자…에코프로비엠 넘어설지 관심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14 07:38:40

[편집자주]

2차전지 배터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가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효율에 안전성 높은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대기업은 물론 소·부·장 기업들도 차세대 배터리가 주도할 패러다임 전환에 발을 담갔다. 더벨은 변화에 대처하는 국내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양극활 물질 제조기업 '엘앤에프'가 대규모 CAPEX(자본적 지출) 투자를 통해 차세대 양극재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생산에 속도를 낸다. 업계에선 'GS가(家)'의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가 코스닥 양극재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을 뛰어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 21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NCMA 양극재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엘앤에프 자기자본(1318억원)의 160%에 이르는 규모다. 설비 투자 종료일은 2022년 10월 말이다. 그동안 설비투자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규모의 경제'를 위해 단번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셈이다.

NCMA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소재를 배합한 양극재다.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의 장점을 조합한 소재로 평가된다. 니켈 함량을 늘릴수록 배터리 출력이 향상되지만, 화학적인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알루미늄을 통해 보완하는 개념이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초로 고함량 니켈(90%) NCMA를 개발해 올해 2분기부터 LG화학에 공급하고 있다.

벤처캐피탈(VC)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회를 엿보고 있던 엘앤에프가 차세대 양극재 시장이 코앞으로 도래한 시점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며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에 특화된 설비를 대폭 확장해 글로벌 향 생산능력(CAPA)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2차전지 양극재 시장은 기존 NCM, NCA 시장에서 고효율 NCMA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하이니켈 NCMA 배터리 채택을 공표하면서 테슬라와의 공급망을 이미 구축하고 있는 국내 생산업체들의 경쟁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2차전지 양극재 섹터에선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의 경쟁 구도가 눈길을 끈다. 지난 11월 에코프로비엠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손을 잡고 조인트벤처(JV)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양 사가 18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해 경북 포항에 NCMA 양극재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NCMA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럽 향 투자를 확대하는 삼성SDI가 안정적인 수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에코프로비엠은 NCM, NCA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NCMA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엘앤에프는 향후 생산될 NCMA를 LG화학 배터리사업부문(가칭 LG에너지솔루션)에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와 협력을 강화하는 반면 엘앤에프는 LG화학과 공급선을 구축하면서 '에코프로비엠-삼성SDI vs 엘앤에프-LG화학'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에코프로비엠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매출액을 보면, 에코프로비엠은 6161억원, 엘앤에프는 3133억원 수준이다. 엘앤에프는 LG화학과의 결속을 강화해 이 구도를 뒤집겠다는 포부다.


허 대표는 LG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다. 부친인 허전수 전 새로닉스 회장이 2010년 별세한 이후 모기업 새로닉스와 엘앤에프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당초 LG디스플레이의 LCD 백라이트유닛(BLU) 생산을 주력으로 삼다가 2005년부터 2차전지 소재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삼성 vs LG'의 2차전지 대리전의 선수로 나선 셈이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엘앤에프는 '확실한 끈(공급선)'을 잡았다. 전례가 없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EV(전기차)시장의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테슬라가 엔드유저로 거론된다. 엘앤에프-LG화학(LG에너지솔루션)-테슬라 공급 구조다. 볼트(volt) 등 소형 EV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가는 GM 역시 거론된다. 이미 양산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엘앤에프가 에코프로비엠에 비해서는 한발 빠르다는 평가다. JV 에코프로이엠의 신규 설비 완공은 내년 12월 말로 예상된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이미 NCMA 관련해 2018년부터 1,2차 투자를 진행했고 내년 5월부터 생산설비를 100% 가동할 계획”이라며 "3차 투자가 대부분 완료되는 2022년 2분기 이후 연 7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밝혔다. 기존 90% 니켈을 넘어선 95% 함량(ni95%)의 하이니켈 NCMA 소재까지 품목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슬라 등 NCMA의 엔드유저에 대해서 엘앤에프는 말을 아꼈다. 엘엔에프 관계자는 "엔드유저 공급선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NCMA가 전량 LG화학으로 공급된다는 사실만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