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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비텍 산 성진홀딩스, '우수AMS' 지렛대 삼나 [오너십 시프트]②빚내서 CB 100억 투자, 시세 254억…유석우 대표 역할도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20-12-14 07:53:0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르비텍'을 산 성진홀딩스의 재무구조만 놓고 보면 거래 완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 인수합병(M&A) 비용으로 184억원이 필요한데 자본금 5억원이 전부다. 차입인수(LBO)에 대한 규제 강화로 주식 담보 대출도 한계가 있다.

이에 1년 전 빚을 내 산 '우수AMS' 주식이 이번 M&A의 키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 원금을 제외하고도 150억원에 달하는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지렛대 삼아 M&A 거래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항공기 부품 전문기업 오르비텍은 현재 대주주 변경이 예정돼 있다. 기존 대주주였던 아스트는 경영권 주식을 내년 2월까지 성진홀딩스에 팔 계획이다. 매매대상은 경영권 구주 275만여주(10.82%)이며, 거래 금액은 134억원이다. 성진홀딩스는 여기에 추가로 내년 3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을 더 투입한다. 유증까지 마무리되면 새 주인의 지분율은 15%까지 올라간다.

눈길은 끄는 것은 성진홀딩스 재무구조다. 성진홀딩스는 작년 8월에 설립된 신생기업으로, 기업자문과 컨설팅업이 주력이다. 자산총액은 110억원에 달하지만 자본금은 5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자산이 부채, 즉 빚인 셈이다.


열악한 재무구조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성진홀딩스는 184억원이 필요한 오르비텍 M&A에 뛰어들었다. 다만 성진홀딩스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빚을 내 투자한 '우수AMS'가 대박이 났다.

성진홀딩스는 기업 설립과 동시에 코스닥 상장사 우수AMS의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원래 투자자는 상상인증권이었다. 상상인증권은 당시 150억원을 들여 우수AMS 1회차 CB를 취득했다. 하지만 곧바로 100억원 어치 물량을 성진홀딩스에 넘겼다. 투자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전환가액은 당시 주가를 고려해 3336원으로 결정됐다.

성진홀딩스는 CB 투자금을 모두 빚을 내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투자 직후 성진홀딩스 부채총액은 105억원으로 늘었고, 이는 투자 액수와 거의 일치한다. 자기 자금 지출은 최소화하고 빚을 최대한 끌어다 쓰는 레버리지 투자 전략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성진홀딩스는 올해 9월 전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도래하자 전량 권리를 행사해 보통주 299만여주를 손에 쥐었다. 우수AMS가 전기차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해 시세 차익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현재 우수AMS 주가는 8500원(8일 종가)까지 오른 상태다. 성진홀딩스 취득가와 비교해 2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이같은 주가 추이가 계속 이어지면 성진홀딩스는 빚을 다 갚고도 충분한 투자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보유 중인 우수AMS 주식을 시가로 팔면 250억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 100억원 부채를 모두 갚아도 150억원이 남는다. 이 자금에 추가로 주담대를 받으면 인수 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석우 성진홀딩스 대표이사의 역할도 관전 포인트다. 유 대표는 성진홀딩스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동시에 지분도 100% 소유하고 있다. 이미 투자회사와 상장사에서 대표이사 경험을 갖고 있다. 1979년생인 유 대표는 에이와이인베스트먼트에 이어 39살이었던 2018년 유가증권상장 타이어 금형업체 '세화아이엠씨' 대표이사로 선임돼 2년간 경영을 총괄했다. 오르비텍 경영권을 손에 쥔 만큼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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