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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 전략 확 바꾼 우리카드, ABS·CP 적극 활용 [카드사 조달 리스크 점검]⑦4년 전 회사채 '올인' 전략 수정...해외 유동화증권 발행도 활발

오찬미 기자공개 2020-12-15 13:07:28

[편집자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신용카드업계의 조달 다변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 유동성 경색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드사들은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며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과 유사시 대응 능력을 살펴보고 리스크 관리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업계 후발주자인 우리카드가 시장성 조달 전략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 4년 새 영업자산이 3조원 가량 증가하면서 회사채로만 조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주력 마케팅활동인 '카드의 정석' 흥행으로 안정적인 조달이 필요해지자 해외 조달 창구를 뚫는데 집중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업어음(CP)을 발행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착수했다.

자본적정성과 레버리지 배율 규제로 지난해 고속 성장이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규제완화로 영업자산 성장이 우상향하고 있다. 자금 조달 수요가 다시 급증하면 회사채를 중심으로 국내외 유동화(ABS)차입금과 장·단기 CP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급성장에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 '척척'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 신용카드사업부문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10년 전 '카드대란' 때 직격탄을 맞으며 은행에 복귀했다가 다시 독자 노선을 걸었다. 분사 후 우리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회사채 만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외부 충격에서 안정적이고 조달 금리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이후 영업 자산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조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채권만으로 조달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7년 영업자산 성장률이 10.7%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ABS를 발행했다. 해외 ABS 발행으로 포문을 열었다. 2017년 1월 HSBC가 단독 투자자로 3억 달러의 해외 ABS 발행에 성공했다. 그해 ABS 발행 규모는 전체 조달의 10%인 6500억원 수준이다.

이듬해에는 우리카드의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대박을 치면서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그해 영업자산 성장률은 20.9%로 전년 성장률의 두배 가량 증가했다. 영업자산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자 회사채뿐 아니라 해외 ABS도 조달 규모를 계속 늘렸다. 2018년에는 ABS 발행을 1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확장하면서 조달 비중을 높였다.

다만 지난해에는 자본적정성 부담으로 성장성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 2018년 말 레버리지 배율이 5.9배에 달해 금융당국 제한선(6배)에 육박하자 이듬해부터 자산 확대를 조절했다. 2019년 영업자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2.6%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이 회사채 중심 조달을 다변화하라는 주문을 하면서 ABS 발행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렸다. 2019년에는 ABS 차입금 비율이 16.8%로 증가했으며 회사채는 83.2%로 줄었다. 카드업계 후발주자인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중 회사채 비중을 가장 크게 줄였다.


◇CP 첫 조달...조달 다변화 확대 지속 전망

우리카드는 올해 조달 전략을 한 차례 더 수정했다. 회사채와 ABS로 구축된 조달 포트폴리오에 CP를 추가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CP 발행 규모는 750억이다. 지난달 말에는 처음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장기CP를 발행했다. 만기를 4년과 5년으로 나눠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을 조달했다.

코로나19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장기 CP 발행으로 조달 창구를 다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기 CP는 단기금융상품 취지에 어울리지 않아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업계 하위권이지만 채권과 해외 ABS 발행 방식도 선제적으로 다변화했다. 지난해 4월 카드사로서는 처음으로 사회적채권(ESG) 1000억원을 발행했다. 그해 11월에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2억달러 규모의 소셜 해외 ABS를 발행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올 4월에도 글로벌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을 단독 투자자로 해 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이끌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국내 투자는 처음이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여전사 최초로 포모사본드 1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기관이 현지 통화인 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우리카드의 성장을 옥죈 자본적정성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레버리지 배율이 기존 6배에서 8배로 완화되면서 영업 성장에는 숨통이 틔였다. 올해 카드론과 자동차할부리스자산이 늘며 올해 3분기 말 기준 영업자산성장률은 4%를 기록했다. 규제 완화 효과가 본격화되는 올 4분기에는 더 빠른 성장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자산 성장이 이뤄지면 조달 규모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는 지난 4년 간 카드업계에서 가장 빠른 포트폴리오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CP발행의 포문을 연 만큼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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