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백화점, 올리브영 프리IPO 완주 배경은 MD 효율화·물류전략 등 CJ 노하우 습득 차원

노아름 기자공개 2020-12-18 08:35:5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올리브영의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 본입찰에 숏리스트 후보가 모두 응찰하며 막판 경합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유일한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진지하게 딜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올리브영 투자유치 본입찰에 △골드만삭스PIA △JKL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스틱인베스트먼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현대백화점그룹이 응찰했다. 사실상 숏리스트 대부분이 본입찰 단계까지 참여하며 딜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응찰자 중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도가 남다르다.

사실 딜 초반만 하더라도 현대백화점그룹의 역할은 다른 FI의 완주를 독려하는 러닝메이트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이 때문에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오른 여러 FI들의 자금 가동력과 전략 등에 대한 정보전이 치열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동향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을 진성원매자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 분석도 제각각이었다. 유통산업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상호견제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부터 장기적 시너지 도출차원의 접근이라는 전망까지 여러 관전평이 나왔다. 이는 상호견제와 협업이 활발한 재계 매커니즘을 감안한 해석이다.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사업구조를 고려하면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CJ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홈쇼핑 등 여러 영역에서 상호 협력사·고객사 관계를 유지해왔다. 양사는 식품·의류·리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백화점·홈쇼핑·온라인몰 등 유통채널에 납품-거래를 이어왔다. 다만 올리브영이 영위하는 H&B스토어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발 들이지 않았던 영역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본입찰 단계까지 밟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CJ와의 사업협력을 통한 뷰티산업 및 온·오프라인 분야 시너지 모색을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고 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전에 임하고 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여타 경쟁사와는 달리 올리브영은 학교 및 주거지역 등 거점별 MD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예컨대 가성비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은 학교 인근의 점포에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색조상품을 매대 전면에 배치하는 형태다.

이외에도 점포를 일종의 물류창고로 활용해 와 여러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 배송주문이 이뤄지면 별도의 물류망 이외에도 기존 오프라인 점포 내 재고물품 중에서 배송이 이뤄진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를 맞이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CJ의 사업적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다.

사실 H&B스토어는 상권분석과 부동산 노하우가 있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졌다. 시장 진출과 관련한 규제나 정부허가가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직진출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에 국내 사업자 이외에도 세포라를 비롯해 글로벌 리딩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만 올리브영이 과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후발사업자들의 부담거리다.

때문에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다른 점보다도 H&B 스토어 운영과 관련한 'CJ 측의 노하우' 습득차원에서 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과거 현대백화점그룹이 올리브영과 비슷한 사업 투자기회를 접했을 때 오히려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오프라인 뷰티스토어 사업진출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몇몇 PEF 운용사는 올리브영과 비슷한 구조를 갖춘 H&B 사업자에 대한 공동투자를 제안하며 투자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백화점이 이에 화답하지 않아 컨소시엄 성사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투자(PE)업계 관계자는 "앞서 국내외에서 올리브영과 비슷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사업자에 대한 공동투자를 현대백화점에 제안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시도가 성사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