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봇물 리츠 IPO, 내년 무게감 더 커질까 [Adieu 2020]공모액 1조2291억, 지난해 2.5배…대기 후보 발걸음 분주
최석철 기자공개 2020-12-21 13:20:2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줄을 이었다. 국내에서 리츠가 공모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2018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리츠 IPO가 진행됐다.다만 예년과 달리 공모 과정에서는 싸늘한 투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나마 올해 주유소와 물류센터 등 다양한 기초 자산을 기반으로 한 리츠가 상장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유동성 장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리츠가 연말로 갈수록 배당매력과 가치주로서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보는 요인으로 꼽혔다.
◇2020년 신규 상장 리츠 6곳...공모 흥행 부진 딛고 연말 주가 회복세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 리츠 5곳이 신규 입성했다. 오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까지 포함하면 총 6곳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13곳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새내기로 등장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곳이 신규 상장됐다. 올해 전체 리츠 공모규모 역시 1조2291억원으로 지난해 (4917억원)보다 2.5배 확대됐다.
리츠 상장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은 2018년부터다.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가 나란히 같은해 상장한 데 이어 정부도 세제 혜택과 우량 공공자산 공급 등 제도적 지원을 실시하면서 시장 파이가 커졌다. 여기에 2019년 롯데리츠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리츠의 상장 러쉬가 이어졌다.
반면 늘어난 숫자와 달리 리츠를 향한 투심은 썩 좋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로 기초 자산이 되는 부동산의 공실 우려가 높아지고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하반기 들어 공모주 열풍이 불던 시기에는 안정적 수익을 최대 장점으로 삼는 리츠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에 올해 상장한 리츠 대부분 공모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은커녕 한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리츠는 일반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2019년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각각 358.01대 1, 711.65대 1을 기록한 것과 온도차가 컸다.
다만 연말에 접어들면서 리츠의 주가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 유동성이 충분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리츠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려 연말 배당시즌과 맞물려 연 5~6% 안팎의 배당률을 보장하는 리츠의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졌다.
◇기초 자산 다변화 긍정적...공모 리츠 활성화 마중물 될까
상장하는 리츠의 숫자가 늘어난 것뿐 아니라 기초자산의 차별화가 나타난 점도 국내 공모 리츠 시장의 긍정적 변화로 꼽힌다. 과거에는 주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점포와 호텔 부지, 오피스 건물 등을 주요 기초 자산으로 삼던 것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주유소(코람코에너지리츠), 민간임대주택(이지스레지던스리츠), 상업시설(미래에셋맵스리츠), 해외 부동산(제이알글로벌리츠), 물류센터(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 다양한 기초 자산을 담은 공모 리츠가 올해 선보였다.
이러한 기초 자산 다변화가 앞으로 공모 리츠 시장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도 크다.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가 공모 리츠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기초자산의 쏠림 현상은 그동안 기관투자자가 공모 리츠에 보수적 태도를 취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양한 기초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리츠가 늘어날수록 상장지수펀드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내년에도 증시 입성을 노리는 후보는 적지 않다. 올해 상장하려 했지만 공모 리츠 시장의 부진으로 내년으로 일정을 미룬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와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디엔디플랫폼리츠 등이 주요 후보군이다. 이 밖에 추가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이 운용사와 호흡을 맟춰 내년을 목표로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공모 리츠 상품을 개발하려는 운용사가 늘어나면서 내년 공모 리츠 시장은 더욱 화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투부동산신탁, KTB자산운용 등은 올해 리츠 AMC(자산관리회사) 인가 또는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전반적으로 성장주 열기가 고조됐었지만 점차 가치주가 주목받기 시작한다는 점도 내년 리츠 IPO에 기대감을 품게하는 요인”이라며 “공모 시장도 유통시장에 영향을 받는 만큼 기존 상장 리츠의 주가가 높아질수록 후발주자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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