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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조원태 발품 KAL, 기내식기판 매각 8000억 '숨통'미팅 직접 나서 의지 어필, 대한항공C&D 중심 기내식 통합 전망

최익환 기자공개 2020-12-21 07:20:5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새 주인인 한앤컴퍼니는 신설법인 대한항공C&D서비스를 세우고 해당 사업을 영업양수도로 인수한다. 대한항공은 매각대금 중 일부를 투자해 신설법인의 지분을 가져온다. 양측은 우선매수권과 풋옵션 등의 장치도 갖는다.

이번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매각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찾아다니며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매각결과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다수인만큼 항공업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을 잠재우는 계기가 될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신설한 대한항공C&D서비스는 전날 대한항공에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영업양수도 거래 잔금을 모두 납입했다. 한앤컴퍼니는 총 9906억원을 들여 이번 거래를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신설 법인의 지분 20%를 963억원을 재투자해 취득했고 향후 신설법인 지분 전량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는다.

◇비핵심 매각 일환 추진, 조원태 회장 직접 나서 '눈길'

이번 대한항공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매각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된 경영사정을 보완하기 위한 비핵심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초 대한항공은 △기내식사업부 △마일리지사업부 △MRO 사업부 등 사업부문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작업을 통해 매각 대상 사업부 선정에 나섰고 가장 많은 원매자들의 관심을 받은 기내식사업부에 기내판매사업부를 합쳐 매각에 나섰다.

참고할만한 선행 사례가 있었다는 점 역시 매각작업 본격추진의 계기가 됐다. 앞서 국내에선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사업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했고 국내 자문사들이 하코(Hacor)의 매각을 진행했던 전력이 있었다.

조 회장은 직접 국내 PEF 운용사들을 선정해 미팅에 나섰다. 한앤컴퍼니와 MBK파트너스는 물론 몇몇의 PEF 운용사들이 조 회장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수장이 티저레터(TM)를 들고 직접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 자체가 원매자들과 시장 관계자들 입장에선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전언이다.

대한항공 비핵심사업 매각작업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던 중에 조 회장이 직접 모습을 비춘 것 만으로도 당시 시장에 매각 의지를 강조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실제 매각 과정에서 한앤컴퍼니의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수준에서 형성돼 거래가 잘 마무리되자 직접 발로 뛰며 기울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직접 뛰는 등 거래에 한진그룹 역할이 컸던 탓에 매각주관사의 자문료가 깎이는 등 일부 해프닝도 있었다”며 “거래 의지를 원매자들에게 강력히 어필해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의 결실을 맺은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내부매출 계상후 가격 뛰어, KAL 존재감 과시 계기

이번 거래 규모는 총 9906억원이다. 재투자액 963억원을 고려하더라도 대한항공은 이번 매각으로 8000억원에 가까운 신규 유동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매각 작업 초기 시장에서 KAL호텔네트워크와 운항훈련센터 등을 거래대상에 포함해 1조원의 가치가 고려된 것에 비하면 상당한 거래 성과를 낸 것이란 평가다.

당초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본부는 기내식 1000억원·기내면세 1500억원 등 약 2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는 대한항공에서 발생하는 기내식 내부매출 1500억원 가량이 빠진 수치로 해당 내부매출이 추가로 계상될 경우 기내식부문은 연 25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산정됐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기내식 외부매출을 통해 얻어온 마진율 30% 가량을 고려하면 연 700~800억원 선의 마진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통해 거래 양측은 기내식사업부의 가치가 최대 8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주가매출액(PSR) 1배를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이 적용되는 기내면세사업의 경우 연평균 매출인 1500억원 가량이 그대로 기업가치에 적용됐다.

이번 매각작업에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전의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한 거래 밸류에이션을 관철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될 경우 한앤컴퍼니 역시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해외 항공사들조차 사업부를 할인해 매각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경쟁력과 존재감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계약 정리는 ‘과제’…볼트온 유력시

다만 항공업 통합으로 인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계약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실제 산업은행과 한진그룹 등은 본격적인 실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기내식 계약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게이트고메스위스의 계약에 따르면 귀책사유로 합작 해지사유가 발생할 시 양측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통해 합작계약을 청산하게 된다. 계약서에 명기된 귀책사유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 변동 등도 포함돼있다. 풋옵션 금액이 상당해 기존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한 HDC현대산업개발도 계약 변경 가능성에 무게를 둬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대한항공이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계약을 유지하거나 풋옵션을 받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GGK의 기내식 공급가액은 대한항공이 한앤컴퍼니의 신설법인 대한항공C&D에 약속한 계약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기내식사업 매각대금으로 확보한 현금 일부를 아시아나 기내식 관련 풋옵션 지급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협의를 통해 GGK와 LSG가 요구하는 금액을 다소 낮추고 이들 기내식 사업을 사들여 한앤컴퍼니에 되팔 경우 교통정리는 원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앤컴퍼니 역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볼트온 방식의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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