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감소' KB저축은행, 보수적 충당금 영향 코로나19·부동산PF 등 리스크, 4분기 이후 수익 환원 전망
류정현 기자공개 2020-12-28 10:01:2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저축은행이 보수적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수익이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사업의 리스크가 커졌고 공기가 늦어진 현장에 대한 부동산PF를 재분류 한 영향이다.KB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4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약 44% 감소했다. 이는 금융지주사 계열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순이익 규모다. 경쟁 저축은행은 모두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며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주요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KB저축은행의 성적은 낮았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저축은행이 순이익 163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NH저축은행이 147억원, 하나저축은행이 11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지주 손자회사로 편입한 아주저축은행도 10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KB저축은행의 수익 창출력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출수요 증가에 기인해 나란히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B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706억원, 수수료수익은 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자수익 632억원, 수수료수익 34억원을 기록했을 때보다 각각 11.69%, 29.43% 성장했다.
하지만 각종 수익이 순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건전성 정책을 보다 보수적으로 가져갔다"며 "아울러 기업대출이 증가해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KB저축은행이 쌓은 누적 충당금은 40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3억원에 비해 약 40%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충당금이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말 충당금은 2018년 동기 대비 0.65% 줄었었다. 1년 사이 리스크 민감도가 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B저축은행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부동산PF 대출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이번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됐다. 올 9월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중 요주의채권은 351억원이다. 올 6월 말 대비 약 61억원 늘었다. 단기간 부실이 심화된 셈이다.
새롭게 분류된 항목도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PF 대출 중 고정채권은 13억원, 회수의문채권은 6억원으로 분류됐다. 고정채권과 회수의문채권은 올 2분기까지만 해도 없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대출채권 일부를 요주의 이하로 분류했다"며 "부동산PF 대출은 공사기간 대비 공정률이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KB저축은행은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현 상황에 대해서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 입장이다. 실제로 손실이 발생한 게 아니라 선제적으로 대비금을 쌓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쌓은 충당금은 내년까지 점차 이자수익으로 환입될 것이라 내다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 연말까지 110억원 가량은 다시 수익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충당금으로 설정한 금액은 모두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자수익 환입에 문제가 없다"며 "다만 내부적으로 코로나 쇼크가 아직 발현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내년에도 보수적인 위험 관리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 흐름에도 건전성 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올 9월 말 기준 KB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 1.9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p 낮아진 수치다.
연체율도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23%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82%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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