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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PE 애뉴얼 리포트]연타석 홈런 앵커에쿼티, 엑시트 성과 '두각'작년 지오영 이어 ESG 매각 성사…투자도 활발

한희연 기자공개 2020-12-23 13:37:50

[편집자주]

2020년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그리고 그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PE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까지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면서 기존 계획의 불가피한 조정도 발생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 재앙속에 PE 운용사들의 한해는 어땠을까. 투자와 회수, 펀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에쿼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엑시트 성과를 연이어 내며 투자와 회수의 균형감각을 조화롭게 유지하고 있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2012년 펀드 설립후 여러 투자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받았으나, 드러낼 만한 엑시트 사례를 보여주지 않아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지오영을 조단위로 매각하며 시원한 첫 엑시트 성과를 보여줘 이같은 우려를 단번에 씻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들어서는 헬스밸런스와 에코그린홀딩스(ESG, ESG청원)의 매각에 잇달아 성공하며 엑시트 실력을 입증했다.

앵커에쿼티는 오랜 포트폴리오들을 하나둘 정리하는 와중에서도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한 추가 투자 뿐 아니라 더마펌과 더블유랩 등을 통해 화장품업에 대한 신규투자도 단행했다. 또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평가되는 카카오뱅크의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에도 참여,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을 다시한번 보여줬다.

◇지오영으로 빛발한 엑시트, 헬스밸런스·ESG로 '각인'

지난해 지오영 매각은 앵커에쿼티의 엑시트 실력을 시장에 각인시킨 딜이었다. 앵커에쿼티는 2012년 설립후 의약품 도매업, 식자재기업, 건강기능식품업, 폐기물처리업, 콜센터운영업, 콘텐츠 기업, 금융업 등 다양한 업종에 투자하며 '투자 부문'에서는 주목을 받아왔던 하우스다. 하지만 정작 대표적 엑시트 성과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지난해 드디어 앵커에쿼티의 엑시트 봇물이 터졌다. 2013년 투자했던 지오영을 통해서다. 앵커에쿼티는 2013년 구주와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지오영에 총 150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이를 블랙스톤에 넘기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블랙스톤으로의 매각할 때 지분 100%의 가치는 1조900억원으로 산정됐다. 앵커에쿼티의 지분 46%를 감안하면 단순 매각차익만 3500억원 이상이다.

탄력이 붙은 앵커에쿼티는 올해에도 엑시트 활동을 빠르게 이어나갔다. 다음 타자는 2012년 투자를 시작한 헬스밸런스였다. 앵커에쿼티는 2012년 11월 홍삼전문브랜드인 천지양을 인수한 후 2015년 천지양을 주체로 헬스밸런스를 인수했다. 이후 이유식업체인 베베쿡과 엘빈즈 등에 연달아 인수, '건강식품브랜드'라는 포트폴리오 방향성을 완성해 나갔다.

경쟁력 있는 건강식품브랜드로 키웠지만 매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18년 매각을 시도했으나 일부 포트폴리오만을 따로 인수하고자 하는 원매자들이 많았고 가격 등에도 이견이 있어 거래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앵커에쿼티는 2019년 리캡을 통해 부분회수를 단행, 어느정도 시간적 여유를 번 후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매각주관사도 교체하고 이번에는 공개입찰이 아닌 프라이빗 방식을 통해 신중을 기하며 딜을 진행했다. 의지가 강한 원매자들만을 선별해 개별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며 협상력을 높여갔다. 결국 가장 의지가 있었던 TPG를 낙점, 올해 2월 거래는 종결됐다. 앵커에쿼티는 첫 투자와 볼트온 등 과정에서 1000억원대 초중반의 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기업가치(EV) 기준 2800억원에 매각을 성사시키며 단순 매각차익만 2배 이상을 거머쥐게 됐다.

엑시트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여세를 몰아 앵커에쿼티는 오랜 포트폴리오였던 폐기물처리업의 매각에도 나선다. 소수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폐기물처리업 시장에 앵커에쿼티는 비교적 초창기 진입해 시장재편을 꾀한 PE 중 하나였다. 앵커에쿼티는 2016년 이에스청원을 인수하며 폐기물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다. 이후 원-에코, 삼우그린 등 관련 기업을 연달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2018년 중 에코그린홀딩스를 주축으로 관련 회사들의 지배구조를 정비하며 하나의 정제된 포트폴리오로 완성시켜나갔다.

일반적인 폐기물처리업에 비해 앵커에쿼티의 포트폴리오에는 지정폐기물인 의료폐기물 처리업도 포함돼 있어 경쟁력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아직 투자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아 이른감이 있었지만 앵커에쿼티는 다수의 원매자들의 러브콜에 올초 매각을 전격적으로 결정하고 시장에 태핑하기 시작했다.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폐기물처리업 등 환경관리 사업은 몇 안되는 '핫'한 매물 중에 하나였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분히 인프라 성격이 강한 이들 업체들은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원하는 원매자들의 눈길을 한몸에 받으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앵커에쿼티의 에코그린홀딩스도 마찬가지였다. 이중 보유 인프라펀드를 통해 한국의 폐기물업체 투자를 적극 타진하던 KKR은 가장 적극적인 원매자였다. 결국 가장 의지가 강한 원매자와의 속전속결 협상을 거쳐 에코그린홀딩스는 KKR을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에코그린홀딩스 투자원금은 약 2000억원 정도다. 투자과정에서 3차례 리캡 등을 거쳐 중간회수를 단행하기도 했는데, 자본재조정 과정에서 산정한 기업가치는 초반에 비해 빠르게 높아졌다. 결국 8700억원대에 회사를 매각하며 앵커에쿼티는 쏠쏠한 투자차익을 얻게 됐다.

앵커에쿼티는 올들어 헬스밸런스와 에코그린홀딩스를 연이어 매각하며, 지오영으로 선보인 엑시트 실력을 시장에 확고히 각인시켰다. 특히 세 기업 모두 성장성이 높지 않았던 시장에 일찌감치 진입, 볼트온을 통해 회사가치를 극대화 한 후 성공적으로 매각했던 사례라 PE 포트폴리오 투자와 엑시트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 더마펌·카뱅 신규투자…투썸 추가지분 확보도 주목

오랜 포트폴리오를 연달아 엑시트하며 트랙레코드를 세워나가면서도 앵커에쿼티는 향후 성과를 위한 투자활동에 손을 놓지 않았다. 여기엔 기존 포트폴리오의 밸류업 관점에서의 볼트온 투자 뿐 아니라 신규 투자건도 다수 포함된다.

앵커에쿼티는 올초 더마펌과 더블유랩을 통해 화장품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추가했다. 더마펌은 일명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더마 코스메틱 회사로 앵커에쿼티는 주요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더블유랩의 경우 기초와 색조화장품 업체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두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에 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앞선 투자 사례를 통해 볼트온의 정석을 보여준 앵커에쿼티가 화장품업종에 신규 투자를 단행하자 업계에서는 앞으로 그릴 성장스토리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앵커에쿼티는 올해중 화장품업체의 신규 매물을 발빠르게 탐색하며 시장 태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있었던 카카오뱅크 프리IPO 참여도 눈길을 끌기 충분한 투자건이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IPO 시장의 대어로 평가되며 상당히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앵커에쿼티는 지난달 카카오뱅크의 프리IPO에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앵커에쿼티의 카카오뱅크 투자는 두가지 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카카오와의 오랜 파트너십을 다시한번 확인 시켜줬다는 점이다. 앵커에쿼티가 카카오계열사에 투자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세번째다. 앵커에쿼티는 일찌감치 콘텐츠에 방점을 찍고 2016년 카카오페이지(구 포도트리), 2020년 3월 카카오M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카카오뱅크 투자까지 성사시키며 카카오와의 끈끈한 관계를 재확인시켰다.

두 번째는 금융업에 대한 오랜 관심을 이번 투자로 방증했다는 점이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2015년 JB금융지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8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적이 있다. 앵커에쿼티를 이끄는 안상균 대표는 직전 골드만삭스에 근무하던 시절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지분 투자 등의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금융업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안목과 투자철학이 상당한 편이라 이번 카카오뱅크 투자건도 상당히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앵커에쿼티는 올해 기존 식자재업체 포트폴리오인 데일리푸드홀딩스의 볼트온 투자를 하기도 했다. 데일리푸드홀딩스는 올초 B2B식자재 유통 플랫폼인 마켓보로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데일리푸드홀딩스는 식자재 전문기업을 하나하나 사 들여 묶은 앵커에쿼티의 식자재 종합 포트폴리오다. 팽이버섯 생산업체인 대흥농산과 식품첨가물 생산업체, 곡물제분업체, 과실·채소 가공업체 등이 데일리푸드홀딩스 밑에 편입돼 있다.

마켓보로는 오프라인 식자재 유통방식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일종의 IT 플랫폼 업체다. 마켓보로 투자로 데일리푸트홀딩스는 식자재 유통과 관련한 IT 플랫폼까지 붙이게 되면서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앵커에쿼티는 올해 투썸플레이스 투자도 확대했다. 앵커에쿼티는 지난 2018년 투썸플레이스의 소수지분을 투자하며 2대주주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9년 5월에는 소수지분에 더해 지분 45%를 추가취득해 85%의 지분율로 경영권까지 확보한다. 남은 15%는 그동안 CJ푸드빌이 보유하고 있었으나, 올해 7월 이마저 앵커에쿼티가 모두 가져왔다.

앵커에쿼티가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투썸플레이스를 통해 그려갈 밸류업 전략에도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앵커에쿼티의 과거 투자패턴을 살펴보면 처음엔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했다가 어느정도 확신이 생기면 지분율을 늘려가며 투자시 세웠던 방향성을 완성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외식업 프랜차이즈 투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앵커에쿼티는 추가지분 확보로 오히려 정면돌파를 선언한 셈이라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에 업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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