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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EB 발행 사상 최대…증시 활황 영향 조달수요 확대…지분희석 부담없는 매력 부각

최석철 기자공개 2020-12-29 13:07: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주식관련사채(ELB) 발행량이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라임사태로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 전환사채(CB) 발행량이 예상대로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교환사채(EB)와 신주인수부사채(BW)가 빈자리를 메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증시 활황세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특히 교환사채 발행량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주주 지분 희석을 피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식관련사채 발행량 7조5000억...CB↓, EB·BW

28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가 발행한 교환사채 발행량은 9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8430억원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주식관련사채에서 교환사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수년간 1~4% 내외에서 올해 10.3%로 훌쩍 치솟았다.

교환사채 발행량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상장사는 올해 6513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3562억원) 보다 약 3000억원 커졌다. 코스닥 상장사의 교환사채 발행량은 2837억원으로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2016년 2757억원을 넘었다.

교환사채와 함께 신주인수부사채 발행량도 증가했다. 올해 신주인수부사채 발행량은 827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672억원 늘었다.

반면 주식관련사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환사채 발행량은 7조497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2000억원 가량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관련사채 발행량은 지난해(9조3390억원)보다 500억원 감소한 9조2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코로나19로 외부 자금 조달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하반기 들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관련사채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라임 사태 이후 전환사채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상장사가 선제적 대안으로 신주인수부채권과 교환사채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주 발행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교환사채의 활용도가 부쩍 커진 한해였다. 주가 희석이나 오버행(대규모 주식 매도물량 부담)에서 자유로운 만큼 이를 기술적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한진칼·KB금융, 교환사채 발행 주도...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눈길'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교환사채 발행량 증가는 한진칼과 KB금융지주가 주도했다. 두 회사 모두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한 수단으로 교환사채를 선택했다.

한진칼은 12월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3000억원을 발행했다. 산업은행이 이 교환사채를 모두 인수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지원했다.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치솟았지만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면서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교환사채 발행으로 한진칼 오너일가는 지분율 방어를, 산업은행은 주가 하락 가능성이 큰 한진칼 주식보다 안전한 대한항공 주식을 확보한 모습이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의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6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칼라일그룹이 이 교환사채를 매입했다. KB금융지주는 당시 주가보다 약 36% 가량 프리미엄을 붙은 교환가액에 발행하면서 증자보다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상장사는 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환사채 발행에 적극 나섰다.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코스닥 상장사가 거센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받으며 외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회사채 시장에서 비우량 채권이 외면 받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회사채 발행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상장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코스닥 상장사가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교환사채 발행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다. 하반기 들어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자사주 가치가 커지자 이를 현금성 자산으로 바꾸려는 수요 역시 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년 증시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교환사채를 비롯해 주식관련사채를 향한 투자 수요는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주식관련사채의 자금 모집 방식이 대부분 사모로 진행된다는 점은 여전히 고질적 문제점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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