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가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진행하면서 준(準) 지주사로 변모하는 모습이다.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와 SKC솔믹스에 반도체 소재 사업을 현물출자 하면서 자체 사업은 원단 생산 등 일부에 그쳤다.1조4000억원에 달했던 별도 매출이 올 3분기 기준 4000억원대로 감소했다. 현물출자가 마무리되면 자체적으로 영위하는 사업 매출은 더욱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SKC는 최근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SKC솔믹스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대상은 SKC에서 영위해오던 CMP패드, 블랭크 마스크, 웨트케미칼 등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으로, 평가금액은 약 1513억원이다. SKC는 법원 인가 결정, 기업결합 신고 등 필요한 사전 절차를 내년 1분기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후 SKC가 SKC솔믹스가 발행하는 신주 8094만여주를 받으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앞서 SKC는 SKC솔믹스의 100%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 이후 외부 지분 42.3%를 대상으로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했고 이달 8일 취득 대상 외부지분을 모두 확보하며 SKC솔믹스를 내재화했다.
이같은 일련의 행보는 SKC가 올해 내세운 비즈니스 모델(BM) 혁신 추진의 일환이다. SKC는 3월 모빌리티 소재 사업 중심의 BM혁신 1단계 마무리를 선언했는데, 그 결과물이 SK넥실리스 출범이었다. 인수한 동박 제조업체 KCTF의 사명을 4월 SK넥실리스로 변경했다.
새롭게 출범한 SK넥실리스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술력을 자랑한다. SK넥실리스 인수로 SKC는 단숨에 모빌리티 소재 사업 강자로 부상했다.
BM혁신 1단계 마무리 선언 이후 5개월만에 나온 2단계 BM혁신은 반도체 관련 사업 강화가 골자였다. SKC솔믹스를 100% 자회사로 만들고 SKC가 영위하던 반도체 관련 사업을 넘기는 게 핵심이다.
눈길을 끄는 건 SKC가 BM 혁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자체 영위 사업이 줄면서 지주사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사업부문 매출이 모회사가 아니라 자회사에서 창출되는 모습이다.
SKC가 영위하는 사업군은 크게 △모빌리티 소재사업 △화학사업 △인더스트리 소재사업(옛 필름사업) △전자재료사업 △BHC사업 △기타로 구분된다. 화장품 원료 등을 생산하는 BHC사업은 자회사인 SK바이오랜드 보유지분 전량(27.94%)을 현대HCN에 매각하면서 접었다.
모빌리티 소재사업 매출은 SK넥실리스에서 발생한다. 전자재료사업은 SKC와 SKC솔믹스 등에서 나눠서 발생했으나 현물출자를 결정하면서 SKC솔믹스로 일원화됐다. 또 기존 주력사업인 화학사업부문을 분사해 쿠웨이트 PIC와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을 만들었다.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화학과 전자재료 등 SKC가 직접 영위하던 사업부문을 분사하거나 자회사에 떼어주는 형태로 분리하면서 현재 SKC 자체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은 인더스트리 소재사업뿐이다. 이마저도 SKC는 원단 생산만 하고 가공 등의 과정은 자회사인 SKC하이테크앤마케팅과 관련 해외 계열사에서 전담한다.
실제 SKC의 지난해까지 1조원을 훌쩍 웃돌았던 개별 매출은 올 들어 부쩍 감소했다. 2017년 1조4034억원, 2018년 1조4131억원, 2019년 1조229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올 3분기 기준으로는 4315억원으로 감소했다. 내년부터 반도체 관련 사업이 SKC솔믹스로 이관되면 개별 매출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C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SK㈜로, 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C가 자체적으로 영위하던 사업을 자회사로 넘기면서 중간지주사로 변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SKC 포지션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에서 석유관련사업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산하 자회사를 통해 석유(SK에너지), 화학(SK종합화학), 윤활유(SK루브리컨츠) 사업을 하고 있다. SKC 역시 SK넥실리스, SK솔믹스 등 자회사를 앞세워 글로벌 첨단소재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중간지주사로 변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SKC 관계자는 "현재는 산재돼 있는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라면서 "중간 지주사 전환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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