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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연임? 임기만료 앞두고 관측 '무성' '중장기 구상' 감독체계 개편안 재차 강조, 내부선 '현실성 낮아' 판단도

김민영 기자공개 2021-01-05 07:36:2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연임설이 금융권에 퍼지고 있다. 임기가 4개월여나 남아 있어 연임설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말도 있지만 최근 윤 원장이 금감원 독립 주장을 재차 내놓자 연임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의 연임에 관한 얘기가 조금씩 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의 연임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여기까지 왔는데 본인의 임무를 완수하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윤 원장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등 업적에 이어 금융위로부터 금감원 독립 등 감독체계 개편을 이루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독체계 개편은 윤 원장의 남은 임기 내에 끝내기 어려운 과제다. 그런데도 윤 원장은 지난해 연말 들어 공개석상에서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원장은 금감원 독립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물론 기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 형식이었으나 평소 본인의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윤 원장은 “감독체계 독립 없는 예산 독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윤 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금융산업 육성정책과 감독정책 간의 견제와 균형, 감독정책과 집행의 일원화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금융산업 육성과 규제완화에 무게가 실리는 가속페달과 금융안정과 소비자보호를 지향하는 브레이크가 균형 있게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의 역할을 가속페달, 금감원의 역할을 브레이크로 비유하며 금감원의 독립에 대한 생각을 다시 꺼낸 것이다.

윤 원장은 교수 시절 이원화된 감독체계로 인해 금융감독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육성정책은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감독정책 기능은 금감원으로 넘기는 ‘금융위 해체론’을 펴기도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유임도 윤 원장의 연임설에 힘을 싣고 있다. 현 정부의 경제·금융정책을 전반적으로 디자인한 김 실장이 유임되면서 코드 맞추기 차원에서 윤 원장의 연임이 자연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윤 원장의 연임은 쉽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일단 연임 사례가 전무하다. 역대 금감원장 중 연임은커녕 임기를 채운 원장은 2명뿐이다. 참여정부 시절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감원장(2004년 3월~2007년 3월)과 MB정부 때 김종창 금감원장(2008년 3월~2011년 3월)이다. 두 원장은 모두 고위 관료 출신인 데다, 그나마도 윤증현 전 원장은 금융위 전신인 금감위원장을 겸직한 것이어서 지금과 동일하게 놓고 볼 수 없다.

금감원장은 정부부처의 장관과 마찬가지로 정권이 바뀌면 물러나는 게 관례다. 정권 초에 임명된 경우라도 정무적 판단이나 조직의 쇄신 등을 이유로 대부분 원장이 조기에 물러났다. 박근혜정부에서 현 정부로 정권이 넘어온 뒤인 2017년 9월 당시 진웅섭 금감원장은 임기를 3개월 앞두고 퇴임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여러 말이 돌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의 연임을 바라는 이들이 흘리고 다니는 ‘복도통신’(직원들끼리 ‘카더라’ 식으로 퍼나르는 얘기)이 도는 것”이라고 했다. 윤 원장과 가까운 위치에서 일한다는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에게서 연임에 관한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오히려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형식상은 민간이지만 공적 조직에 가깝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설치에 관한 법상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원장에 대한 거취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결심이 서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기 어렵다. 2018년 5월 취임한 윤 원장의 임기는 오는 5월 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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