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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vs 구조조정…LG생건·AP 엇갈린 다짐 [2021 승부수]LG생건, 글로벌 도약 재시동…AP, 올해도 구조조정 이어질 듯

전효점 기자공개 2021-01-06 12:36:5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08: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업계 양대 산맥 LG생활건강(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그룹(AP)이 신년부터 일제히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따른 시장 침체를 성공적으로 방어해낸 LG생활건강은 글로벌 출격을 위해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간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변화를 즐기자→ 함께 이겨내자
서경배 AP그룹 회장

코로나19 위기는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에게 혹독하게 들이닥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5조원 내외, 영업이익은 1800억원 규모로 각각 전년 대비 20%, 6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초 신년사에서 슬로건으로 '변화를 즐기자(Exciting Change)'를 내세웠다. 하지만 그해 변화는 그다지 즐거운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급격히 국내외 경기를 휩쓸면서 가두점포와 면세 채널 의존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때문에 선제적 채널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당초 각오와는 달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울며 겨자먹기식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작년 하반기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단행하는가 하면, 조직 효율화도 잇따라 추진했다.

폐점 행렬도 이어졌다. 국내는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 매장을 최소 수준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중국법인 실적을 발목잡은 이니스프리 매장도 작년 140여개를 축소했다.

해가 바뀐 후에도 긴장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 회장은 올해 슬로건을 '함께 이기자(Winning Together)'로 내걸었다.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자성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작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서는 그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김승환 대표를 아모레퍼시픽그룹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대표이사 교체 카드도 꺼냈다.

서 회장은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체질 혁신 등 3대 추진 전략도 직원들과 공유했다. 이같은 3대 전략은 지난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 △고객경험 강화 △옴니채널 구현 등을 강조한 사업 전략과 큰 흐름을 함께 한다. 다만 '사업체질 혁신'이라는 목표가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사업체질 혁신은 그룹 계열사 사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과 보이지 않는 비효율을 줄이는 손익구조 개선작업에서부터 수천개 오프라인 매장 등의 말단 채널 정비까지 전방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사실상 '혁신'보다는 '구조조정'에 가까운 움직임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서 회장은 "누구보다 먼저 보고, 먼저 시작하고, 먼저 성공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LG생활건강, 아시아 넘어 글로벌로→ 과감한 도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같은 날 신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차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제의 정답, 어제의 관점이 오늘까지 유효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은 몰락의 시작점"이라고 엄중하게 말했다. 이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확실한 환경이지만 미래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작년 초 시무식에서 아시아를 넘어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로 무대를 넓히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대외적으로 선언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코로나19로 면세점 등 주요채널 매출이 급감하면서 목표 달성에 장애물을 만났다. 하지만 발빠르게 디지털 채널 보강에 나선 결과 실적은 가파르게 반등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중국 따이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면세점과 중국법인 매출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결국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에도 유일하게 성장하는 저력을 선보이면서 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냈다.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에도 차 부회장은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뉴에이본 등을 비롯해 예상보다 늦어진 신규 인수 해외법인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차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점 추진 사안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탄탄한 기본기 강화 △고객과 시장의 변화에 선제 대응 등을 제시한 배경이다.

특히 '기본기'를 강조한 것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당부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 부회장은 "회사 외형이 커질수록 기본기를 더욱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며 "자사 제품의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글로벌 차원의 관리 프로세스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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