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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승부수]아모레퍼시픽, 1% ROA 고민 '디지털'로 뚫는다'고정비' 오프라인 전략 비효율, '이커머스 전환' 자산·비용감축 모색

최은진 기자공개 2020-12-28 07:39:2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내년 목표는 '디지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커머스 비중을 전체적으로 30% 비중으로 올린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올해 고강도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한 후 다음스텝으로 온라인을 겨냥하면서 전사적 사업구조 개편을 선포했다.

디지털은 시대적 흐름이기도 하지만 이면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산 효율성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더는 효율적으로 실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한계를 인정하는 의미다. 12%를 웃돌던 총자산수익률(ROA)이 1%대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산 재조정은 불가피 했고 그 대안이 디지털이었던 셈이다.

◇공격적 출점전략 부작용, 올들어 구조조정 가속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쉼없이 성장했지만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이 터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매출 6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찍고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6조원 초반대까지 내려앉았다. 수익성은 더 처참하다. 1조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 환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략의 실패이기도 하다.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에 집중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중국시장에 직진출을 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출점했던 것도 부담을 키웠다.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대량 구매를 제한하는 정책도 성장을 가로막았다. 해외시장의 방문판매 조직을 직접 관리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소통의 어려움 등도 패인으로 꼽힌다.


결국 올해들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사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본사 구사옥을 매각하는 결단을 내린데 이어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공격적인 출점전략을 수정해서 오프라인 점포를 통폐합 시켰다. 광고비 등 비용감축에도 전념했다.

지주사 아모레G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지출한 연결기준 판관비는 2조4985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과 비교해 5847억원 줄었다. 지난 10년여간 연간 기준 판관비가 단 한번도 줄어든 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특별히 긴축을 단행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600여곳에 달하던 이니스프리 매장 가운데 140여곳이 폐점됐고 내년에도 200곳가량 줄인다는 계획이다.

출처 : 유안타증권

오프라인 점포 중심 전략을 대체하는 게 디지털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디지털'을 내세웠다. 아모레G의 신임 수장인 김승환 부사장이 투자자 앞에 나서 이커머스 비중을 전사적으로 30%로 올리겠다고 선포했다. 국내의 경우 이커머스 매출이 오프라인 점포 매출을 넘어설 수 있도록 드라이브 걸고 아마존이나 세포라 등의 채널을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략전환을 명확하게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IR을 통해 점포 효율화 등을 단행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이커머스 등 디지털로의 사업구조를 개편을 공언한 것은 그만큼 체질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존 자원 영업 한계, 자산 재조정 효율확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단순히 시대적 흐름으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 이미 트렌드가 바뀐 지는 수년이 흘렀지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구조조정을 하고 전략전환을 선포한 건 최근들어서다. 더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보수성 짙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움직였다.

위기의식은 자산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잘 나가는 브랜드의 노출도를 높여 구매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전략을 썼다.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주요 상권에 로드숍 등을 만드는 공격적 오프라인 출점 전략이 핵심이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유형자산은 지난 10년간 꾸준하게 늘었다. 2010년 18조6560억원에 그쳤던 유형자산은 지난해 32조원으로 두배 늘었다. 유형자산에는 토지나 건물은 물론 장비 및 시설 등도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출점전략에 비례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전략은 몇년 전까지만해도 유효했다.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ROA는 9%대에서 2016년 12.26%까지 치솟았다. 영업활동에 투입되는 투자금 대비 세후이익이 얼마나 발생하는 지를 보여주는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13%대에서 같은기간 25.56%까지 올랐다.

보유하고 있는 자산 대비 충분한 순이익을 올리고 있을 뿐 아니라 투자의 방향성도 바람직하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이 지표는 최근들어 급전직하 했다. ROA는 1.7%로, ROIC는 3.4%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재 보유 중인 자산으로 실적을 올리지 못할 뿐 아니라 영업활동에 투입되는 재원 역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자산을 줄이고 영업활동에 투입되는 비용 등을 감축하면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올들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자산매각이나 오프라인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에 매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유형자산은 31조69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305억원가량 줄었다. 오프라인 점포 폐쇄로 리스 역시 대폭 감축됐다. 같은기간 리스의 사용권 자산은 4036억원으로 전년말과 비교해 1678억원 줄었고, 리스부채는 6098억원에서 4510억원으로 1588억원 축소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업구조가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자산 및 비용 효율화가 병행되면서 궁극적으로 ROA와 ROIC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정비가 줄어들면 전사적으로 매출이 성장하지 않더라도 효율이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출액에 연동해서 지출되던 마케팅 비용도 오프라인에서 이커머스로 전환되면서 역시 효율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는 전사적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한해가 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많은 매출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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