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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전열 갖추는 쿠팡, 힘실리는 상장설 회계 이어 '리스크 관리' 동시다발 채용, 투명성 제고 나스닥 노크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12 08:16:1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1일 15: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특히 지난해 세무와 회계 인력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했다면 올해 내부통제 인력 채용이 주축이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증권당국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투명성을 갖추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상장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43개 부문서 대규모 채용…내부통제 인력 강화 '상장 포석'

쿠팡은 최근 내부감사·공정거래·변리사·법무팀 등을 비롯한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CFPB 등 관리부서 인력 채용을 추진 중이다. 새해 들어 공개한 이번 채용은 43개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채용인원만 2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채용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세무와 회계 부문에서 100여명의 채용을 진행했다. 특히 연말에 회계인력만 수십여명을 뽑았다. 한국회계사부터 미국회계사까지 대상도 다양했다. 당시 채용공고에는 한국과 미국의 연결회계에 능하고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한다고 명시했다. 업계는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무 회계시스템 고도화를 단행하는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에도 회계인력을 충원한다. 다만 이전과 달리 쿠팡이 아닌 모기업인 쿠팡LLC의 연결 재무회계를 다루는 인력이 대상이다. 쿠팡LLC는 쿠팡을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물론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펀드매니저인 리디아 제트(Lydia Jett) 등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쿠팡이 그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쿠팡LLC의 연결회계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IPO를 추진하기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쿠팡이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회계뿐 아니라 모기업의 재무회계 시스템도 심사 받아야 한다.

회계인력 외 이번 채용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다면 단연 내부통제가 꼽힌다. 역대 채용 가운데 내부통제 인력을 이번처럼 많이 뽑은 적이 없다. 분야도 세분화 했다. 내부감사·내부통제·내부조사 등의 인력이 대상이다. 회계 및 IT 시스템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감시감독하는 리스크 관리 조직이다.

지난해 세무 회계시스템을 고도화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다 투명화 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선진화 된 기업문화를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이는 IPO와 연관된 행보로 보인다.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세무회계시스템은 물론 내부통제 등 경영투명성 등을 심사받아야 한다. 10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 외형에 걸맞게 대규모 시스템을 갖추는 건 IPO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그동안 알려진 바에 의하면 쿠팡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까지 통과한 상태다. 올해 3월께 미국 증시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다만 쿠팡의 공식입장은 여전히 '확인불가'이다. 미국 주요기업의 공시 사이트(EDGAR)에서도 쿠팡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방역비 빼면 흑자 자신감, 비전펀드 엑시트 가속화 '상장적기' 판단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쿠팡의 증시 입성은 머지 않아 이뤄질 것에 무게가 실린다. 대규모 채용이라는 징후 외에 충분히 합당한 근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현재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여력이 충분치 않다. 쿠팡의 별도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4년을 제외하고 줄곧 순유출 기조다. 순손실이 2019년 전년대비 크게 줄어든 70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출 규모가 2000억원대로 축소되긴 했지만 역시 마이너스 추이다. 이런 가운데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순유출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 및 투자활동에서 수천억원대의 지출을 지탱하는 게 '비전펀드'로부터 유치하는 투자금이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설립 이후 꾸준히 순유입 기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차입이 아닌 증자를 통해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쿠팡의 주식 발행 내역을 보면 매년 보통주를 증자하며 투자를 유치했다. 보통 벤처캐피탈(VC) 또는 사모투자펀드운용사(PEF) 등을 활용하면 옵션이 붙는 우선주를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주를 발행했다는 건 대주주로부터 수혈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비전펀드가 쿠팡LLC에 투자를 하고 다시 쿠팡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쿠팡은 2015년부터 거의 매분기마다 보통주를 발행했고 규모가 총 6만6583주에 달했다. 같은기간 늘어난 자본금이 총 3조6000억원이다. 그러나 쿠팡의 자본금 확장 속도가 지난해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물류센터 등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2019년 자본금 증자가 총 7918억원 이뤄졌다. 1조3500억원의 증자가 있었던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증자 주식수나 발행 횟수도 2019년부터 축소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역시 엑시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펀드조성 후 최대규모인 10여곳을 엑시트 했다. 비전펀드의 엑시트 전략이 IPO, 전략적 M&A, 구조조정 등 세 가지인 점을 감안하면 쿠팡의 IPO는 꼭 거쳐야 하는 수순이다.

시기적으로 현재 IPO 필요성은 실적이 말해준다. 지난해 쿠팡은 대략 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그러나 쿠팡이 방역비로만 5000억원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제외하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을 의미한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는 자신감이 IPO를 서두르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쿠팡 관계자는 "나스닥 예비심사 통과 등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적절한 때가 오면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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