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금융권 新경영지도]우리은행 재편 키워드 '통합', 그룹장 '소화력' 성공 관건담당 업무 확대, 1인 다중역할…신임 임원 3명, 주요 보직 차지
김현정 기자공개 2021-01-12 07:39:24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다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해도 때마다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다. 한 해 경영전략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1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올해 ‘효율 경영’을 필두로 굵직한 주요 그룹들을 통합하는 대(大)그룹제를 시행했다. 통합된 그룹의 수장은 폭넓은 업무 소화 및 각 통합그룹 내 시너지 창출이란 추가 과제를 안고 한 해를 시작했다는 점이 관심을 끈다.이 밖에 조직 슬림화 기조를 뚫고 올해 임원에 진입한 인물들도 눈에 띈다. 과거 10명가량의 인사들이 상무 승진했던 것과 달리 올해의 경우 3개 자리만 주어졌다. 새 임원들 모두 자산관리·IB·글로벌그룹 등 우리은행의 핵심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통합그룹장 면면 눈길, 유관부서 시너지 창출 '과제'
우리은행은 올해 사업 그룹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주요 사업그룹을 합치는 실험적인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은행의 모든 영업 채널을 관리하는 ‘영업/디지털그룹’이 신설됐다. 이 밖에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통합해 ‘개인/기관그룹’으로 만들었고 기업그룹 및 중소기업그룹을 ‘기업그룹’으로 합쳤다. 이 밖에 HR그룹과 업무지원그룹도 ‘경영지원그룹’으로 통합됐다.
조직 슬림화, 효율 경영을 모토로 기존 중복업무를 최대한 줄이고 사업그룹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다. 업무 논리가 비슷한 곳을 합치고 힘을 실어야 할 곳엔 과감히 필요한 기능들을 덧입힌 만큼 통합그룹장에게 많은 역할이 요구된다는 평이다. 우리은행에서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넓어진 업무 폭을 소화할 수 있는 임원들에게 통합그룹장을 맡겼다.
영업/디지털그룹을 맡은 박완식 부행장보는 우리은행의 ‘채널혁신’을 담당하게 됐다. 영업/디지털그룹은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과 비대면 영업력을 고루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은행의 대면채널 혁신의 시작인 VG제도도 박 부행장보가 총괄한다.
박 부행장보는 지난해 7월 권광석 행장의 첫 하반기 인사 때 기존 개인그룹장과 함께 디지털금융그룹장까지 겸직한 인물이다. 당시 우리은행은 디지털 전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과 접점이 많은 개인그룹의 장이 디지털금융그룹도 함께 총괄토록 했다.
올해부터는 아예 영업그룹과 디지털그룹을 합쳤고 박 부행장보가 통합그룹장 역할을 이어서 맡게 됐다. 비대면 영업채널 강화 뿐 아니라 대면 영업채널 혁신까지 투트랙으로 추진하는 만큼 역할은 더욱 커졌다.
박 부행장보는 과거 영업추진부장을 지내고 현장에서 본부장 생활을 오래 한 '영업통'이다. 지난해 첫 상무 반열에 올랐음에도 우리은행 점포의 개인 여수신 관련 영업을 총괄하는 개인그룹장을 맡을 정도로 내부에서 영업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2015년 영업채널을 관리하는 채널지원부장으로도 일한 경력이 눈에 띈다.
개인/기관그룹장에는 김인식 부행장보가 올랐다. 기관그룹에서 기관에 소속된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 사실상 큰 만큼 올해부터는 개인그룹과 기관그룹을 통합해 관리하도록 했다. 개인그룹에서 만든 상품 등이 기반이 돼 거래 기관 내 직원들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시하는 등 상품 기획·마케팅 활동 등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 부행장보는 성균관대학교 부지점장, 서초금융센터 센터장 등 기관점포, 개인점포를 두루 거친 인물인 만큼 넓어진 개인/기관그룹의 업무를 두루 살필 인물로 평가됐다. 올해부터 부동산금융그룹이 부동산금융단으로 격하돼 개인/기관그룹 아래로 편입된 만큼 부동산담보대출 등의 큰 그림을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신광춘 기업그룹장(부행장보)은 올해도 같은 기업그룹을 맡았다. 다만 올해의 기업그룹은 작년과 다르다. 올해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합쳐졌다. 대기업 영업이나 중소기업 영업이나 업무 논리가 같은 만큼 효율성을 고려해 통합 조치됐다.
지난해 7월부터 상장·외감기업 등 굵직한 기업 영업을 담당해온 신 부행장보는 올해부터 기존 업무에 더해 중소기업 대상 업무를 추가로 맡게 됐다. 신 부행장보는 기업영업전략부장, 중앙기업영업본부장 등 기업 영업의 정통 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다. 폭넓은 영업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신임 3명 임원, 주요 사업에 전진 배치
올해 우리은행에서 임원 반열에 오르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전사적인 조직 슬림화 기조가 지속해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0명가량의 본부장 가운데 단 3명만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2019년엔 11명, 2020년엔 10명이 본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던 것과 상반된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는 조직 및 임원 계열 간소화를 위해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의 3단계 직위를 ‘부행장-부행장보’ 2단계로 축소시켰다. 상무를 없앤 만큼 부행장보 안에는 1년차 신입 임원과 2년차 임원이 섞여있다.
이에 따라 신임 부행장보들은 출중한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들로만 엄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김응철·정연기·이문석 부행장 모두 우리은행 외 타 시중은행들이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는 주요 보직을 꿰찼다.
글로벌그룹장에 오른 김응철 부행장보는 2006년 LA지점 부지점장, 2013년 국제부 부장, 2016년 글로벌전략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 비서실 실장을 거쳐 2018년 7월 다시 글로벌전략부로 돌아왔고 그 해 11월 글로벌전략본부장으로 승진했다. 행내 유명한 ‘글로벌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6년 10월 베트남우리은행 현지법인 승인의 실무를 맡으며 동남아 해외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2019년 본부장 시절에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에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며 해외에서 우리은행의 존재감을 알렸다. 올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된 해외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글로벌 확장의 보폭을 넓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연기 부행장보는 자산관리그룹장을 맡았다. 우리은행이 2019년 하반기 DLF사태로 홍역을 치른 뒤 2020년 2월 자산관리그룹 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인물이다.
연세금융센터장, 개인영업전략본부장 등을 거치며 개인고객 전략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용산역 지점장, 과천지점장, 연세금융센터장을 역임하며 영업 일선에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자산관리 상품 등을 취급했다.
이문석 부행장보는 IB그룹을 맡았다. 2014년 트레이딩부 부장, 2015년 런던지점장, 2018년 여의도중앙금융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자본시장 및 투자시장, 글로벌 경제 대한 감각을 키웠다. 중앙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중견기업전략영업본부장, 중앙기업영업본부장 등을 담당한 만큼 기업금융에도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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