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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의 큰그림 '혁신기업 키우기' 전담조직 개편·투자 확대, 구조조정보다 벤처 지원 역할·이미지 키우기

김규희 기자공개 2021-01-14 07:39:5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사진)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혁신 기업 육성을 위한 전담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혁신 성장 부문을 강화했다. 장기적으로 산은의 역할과 이미지를 기업구조조정보다 혁신 기업 지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의 혁신 기업 투자 방향을 언급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빅딜, 대우조선해양 빅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KDB생명 매각, 키코(KIKO) 배상 등 구조조정 현안을 설명하면서 혁신 기업 성장 지원에 대한 산은의 높은 기여도를 함께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 3~4년 동안 넥스트라운드란 벤처플랫폼 통해 2조원 투자를 성사시켰고 투자받은 기업도 150개에 달한다"며 "혁신성장이 폭발적 이슈가 없어서 (조명을 잘 받지 못했지만) 1년 뒤 보면 산은은 구조조정뿐 아니라 혁신기업 성장 지원 역할의 이미지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실제 산은은 혁신금융 지원에 상당한 공을 쏟으며 다양하게 역할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꾸준히 단행 중이다. 최근 실시한 조직개편에서도 혁신 성장 부문을 강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신사업·혁신 기업 및 미래성장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과거 신산업추진단과 신산업심사단을 각각 신산업금융실, 신산업심사부 등 ‘부서’로 승격했다. 아울러 지역 영업점과 연계해 지역 미래성장산업 관련 기업발굴 및 사회적 개발을 지원하도록 지역본부 내에 ‘지역금융지원단’도 신설했다.

녹색금융 및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한 조직도 신설했다. 산은은 정책기획부문을 정책·녹색기획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 내에 'ESG·뉴딜기획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해당 부서는 한국판 뉴딜, 녹색금융 및 지속가능경영 추진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녹색금융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위한 그린산업협력단과 뉴딜펀드 조성을 담당할 정책펀드운용단도 각각 기금부문, 혁신부문 내에 신설됐다.

이번 재편은 지난 4년 동안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온 산은의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 산은은 2016년 8월부터 지난해말까지 벤처 플랫폼 넥스트라운드를 통해 총 427회에 걸쳐 투자유치라운드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1505개 기업이 IR을 실시했고 357개 기업이 약 2조1000억원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인 마켓컬리 등에 자금을 수혈하며 성장을 도왔다. 산은은 지난해 7월 스타트업 육성 전략에 따라 마켓컬리에 300억원을 지원했다. ‘새벽 배송’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마켓컬리는 산은 투자를 바탕으로 김포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마켓컬리는 오는 2월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며 수백명의 근무 인력 채용에 나섰다.

유망 스타트업 스케일업에도 집중했다. 이를 통해 관련 회사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3월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꼽히는 프레시지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 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100억원은 지분 투자금이며 나머지 400억원은 융자 지원이다.

프레시지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밀키트 기업으로 2016년 창업 이후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 회사다. 2016년 8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17년 15억원, 2018년 340억원, 2019년에는 711억원까지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식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2020년에는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전망이다. 향후 몇 년 내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대표 IT 혁신기업 카카오의 차세대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대한 1000억원대 투자도 산은의 대표적인 혁신기업 지원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메신저 기반 업무 협업 툴 ‘카카오워크(Kakao Work)’와 기업용 클라우드 ‘카카오 i 클라우드(Kakao i Cloud)’ 등을 통해 B2B IT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한국판 뉴딜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산은은 혁신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안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사를 설립하고 유망 혁신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스케일업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향후 한인 창업가와 투자자, 현지 진출 대기업을 포함하는 실리콘밸리 한국계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발전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 마련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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