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커버리지 지도]현대중공업그룹, 핵심 파트너 'KB·NH' 향한 신뢰 굳건발행액 3년 연속 1조 돌파…상위 4개사 인수 비중↓, 계열 분산효과
최석철 기자공개 2021-01-18 14:30:48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조단위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그룹의 물량을 가장 많이 소화한 하우스는 이번에도 KB증권이었다. 2017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컨설팅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NH투자증권 역시 변함없는 관계를 과시했다.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조단위 조달을 시작한 2018년부터 함께 매년 최소 40% 이상의 물량을 책임지며 최고의 조력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모든 공모채 딜에 참여하며 현대중공업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보여줬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는 위축된 회사채 시장을 감안해 지난해 공모채 주관사를 최대 6곳까지 늘렸다. 이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과도 한층 두터운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됐다.
◇악조건 속 3년째 조단위 조달...KB증권, 인수물량·비중은 감소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 총 1조1550억원의 일반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8년 이후 3년 연속 조 단위 조달을 이어갔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오일뱅크 8000억원, 현대건설기계 1500억원, 현대중공업지주 800억원,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750억원, 현대종합상사 500억원 등이다.
코로나19로 회사채 시장의 투심이 예년 같지 않았지만 매년 꾸준히 공모채 시장을 찾는 그룹내 주요 이슈어 대부분이 악조건 속에서도 발행을 이어갔다. 기업유동성기구(SPV)와 산업은행 등의 지원에 힘입어 예정했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KB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 전체 발행물량의 21.05%에 해당하는 2430억원을 인수했다. 모든 계열사 딜에 참여하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최고 조달 파트너 자리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인수 규모를 살펴보면 현대오일뱅크에서 1800억원,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종합상사에서 각각 200억원, 현대건설기계 180억원,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50억원 등이다.
KB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조 단위 조달을 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3년간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전체 물량의 3분의 1을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2020년에는 존재감이 다소 낮아졌다. 인수금액과 비중 모든 측면에서 예년과 비교해 하락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어려웠던 시장 상황을 감안해 주관사단을 대폭 확대하면서 생긴 변화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까지 공모채 주관사단을 대부분 1~2곳만 선정했지만 지난해에는 최대 6곳까지 늘렸다.
이에 2018년과 2019년에 상위 4개 증권사가 인수한 현대중공업그룹 물량은 각각 75%, 81%에서 2020년에는 65%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산업은행이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에서 발생한 미매각 물량을 소화한 점도 일종의 '분산 효과'를 가져왔다.
◇미래대우·한국증권 약진 ...'옛 식구' 하이투자증권, 인수물량 반토막
한편 NH투자증권도 KB증권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딜에 모두 참여하며 굳건한 입지를 재확인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그룹 물량 가운데 2230억원(비중 19.31%)를 책임졌다. KB증권과 200억원 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때 NH투자증권과 관계를 맺었다. 그 뒤 이 둘은 부채자본시장에서도 변함없이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 뒤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중공업그룹 물량을 각각 1500억원(12.99%), 1350억원(11.69%)씩 소화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인수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오히려 인수 물량을 늘리며 현대중공업그룹과 돈독한 관계를 쌓는 데 성공했다.
한때 한솥밥을 먹던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다소 힘을 빠진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2018년 10월 DGB금융그룹에 매각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650억원, 2100억원을 책임지며 매각 이후에도 현대중공업그룹과 인연을 이어갔다. 하지만 2020년에는 955억원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인수 비중도 예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인 8.27%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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