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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롯데지주, '조 단위' 오버부킹에 공모채 증액 확정1조1900억 주문 확보, 4000억 발행 예정…신용도 방어, 투심 자극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19 13:04:4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8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공모 회사채를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모집금액은 2500억원이지만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한 덕분이다. 조달금리도 대폭 낮췄다. 롯데지주는 3년물과 5년물, 10년물 모두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조달금리를 확정했다. 특히 10년물은 공모희망금리밴드 최하단에 가깝다.

금리 메리트 덕분으로 분석됐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롯데쇼핑이 신용도 위기를 겪고 있을 당시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때문에 개별민평금리가 높아졌는데 이를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의 신용도 위기가 롯데지주의 발목을 붙잡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소로 꼽혔다.

◇4000억 발행 확정, ‘조 단위’ 주문 확보 덕분

18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가 공모채 발행규모를 4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3년물 1500억원, 5년물 1900억원, 10년물 600억원 등이다. 당초 모집금액은 3년물과 5년물 각 1100억원, 10년물 300억원 등 2500억원이었는데 모든 만기구조에서 발행규모를 늘렸다.

조달금리도 개별민평금리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 책정됐다. 3년물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16bp, 5년물은 -9bp, 10년물은 -29bp다. 3년물과 5년물 공모희망금리밴드는 -20~+20bp, 10년물은 -30~+30bp인 점을 고려하면 밴드 최하단에 가깝다.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주문을 확보한 덕분이다. 롯데지주는 15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3년물 6000억원, 5년물 5000억원, 10년물 900억원 등 모두 1조190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롯데지주가 출범한 이래 최고 경쟁률이다. 롯데지주는 2019년 공모채를 발행할 때에도 1조원이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당시 경쟁률은 4.6대 1이었지만 이번에는 4.8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은 자산운용사에서부터 은행, 보험사까지 다양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수요예측에 뛰어들었다. 다만 참여금액이 200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데다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참여할 수 없어 공모채 물량을 받아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0년물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투자자군이 형성됐다. 롯데지주에게 10년물의 의미는 크다. 2년 연속 발행하는 지속가능채권이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2020년 9월 사상 첫 지속가능채권을 10년물 공모채로 발행하며 모집금액 500억원에 투자수요 700억원을 확보, 흥행에 성공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연초효과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뒀다”며 “롯데지주의 신용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위기 전이 ‘없다’

롯데지주가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금리 메리트가 꼽힌다. 12일 한국자산평가㈜, 키스채권평가㈜, 나이스피앤아이㈜,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채권평가4사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3년물과 5년물 개별민평금리는 AA0 등급민평금리보다 높았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공모채 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개별민평금리가 높아졌다”며 “롯데쇼핑까지 신용도 하락 위기를 겪으면서 이런 기조가 강해졌는데 이번 공모채 발행을 계기로 개별민평금리를 다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그룹 지주사인 만큼 신용등급이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주력 계열사의 신용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롯데쇼핑 신용등급은 2019년 AA+에서 AA0로 한 노치 내린 데 이어 지금도 등급 전망에 ‘부정적’을 달고 있다. 그러나 롯데지주의 신용도까지 끌어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이지만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등 다른 자회사의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롯데지주의 신용도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롯데지주는 이번 공모채를 25일 발행하기로 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이다. 3년물과 5년물 공모채로 조달된 자금은 만기 도래 차입금을 차환하는 데 투입된다. 10년물은 지속가능채권으로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의 친환경 건물을 짓는 데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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