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IPO]'사상 최대어' 외국계 IB가 주도권 쥐나국내 빅3+삼성 제외, 선택지 축소…국내 기관 배정 축소 의미
이경주 기자공개 2021-01-21 12:59:2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은 외국계 IB(투자은행)가 딜 설계에 대한 주도권을 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빅3 IB가 모두 주관경쟁에서 배제됐다. 남은 국내 후보들은 조 단위 딜에 대한 경험이 없다.반면 이번 IPO에 초대 받은 외국계IB는 역대 빅딜에 거의 모두 참여했다. 공모물량이 국내보단 해외기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이 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KB·신금투·대신 주관 유력…빅딜 경험은 부재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IPO 입찰제안서요청서(RFP)를 받은 국내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3곳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업계는 이들을 두고 ‘따놓은 당상’으로 평한다.
공모액이 10조~15조에 이르는 사상 최대어라 국내 3개사, 해외 3개사 등 총 6개사로 대규모 주관사단이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RFP를 받은 곳이 국내사는 3곳 뿐이다. 대표냐 공동이냐를 두고 경쟁하는 콘테스트가 됐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제외됐다. 빅3인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경쟁딜인 SK IET 주관사라 RFP를 받지 못했다. 또 다른 빅3인 NH투자증권까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됐다. 중순위권 강자인 삼성증권도 경쟁사 삼성SDI 계열이라는 이유로 빠졌다.
KB증권 등은 천금의 기회를 맞았다. 다만 빅딜 경험 부재 탓에 역할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에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KB증권도 역대 수행한 딜은 중 가장 컸던 것이 작년 상장한 JR글로벌리츠(4850억원 공모)였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최대작이 같다. 2016년 상장한 한국자산신탁(2811억원)을 함께 공동대표로 주관했다.
반면 이번에 초대받은 외국계 IB는 조단위딜에 대한 경험이 다수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이 RFP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직전 최대어인 삼성생명(4조8881억원 공모)과 삼성SDS(1조1589억원)를 대표주관했다. 씨티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2조2496억원)와 SK바이오팜(9593억원)을, 모간스탠리는 오렌지라이프(1조1055억원)를 대표주관했다.
◇국내 '거래소', 외국계 '마케팅' 역할분담…삼성생명도 외국계 의존
이 탓에 IPO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과 기관마케팅에 대한 주도권을 외국계가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직전 최대어였던 삼성생명도 외국계 의존도가 컸던 딜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2010년 상장당시 총공모주식 가운데 일반청약자(20%)와 우리사주조합(20%) 물량을 제외한 60%를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했다. 그런데 기관투자자 물량 60% 중 40%가 외국계 주관사들에게 배정됐고, 국내사들은 20%만 받았다.
마케팅 측면에서 외국계에 주도권을 준 셈이다. 기관 마케팅은 공모가를 좌우하기 때문에 IPO 작업 중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당시 국내사들은 거래소 심사 대응업무를 주력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주관 지위였음에도 배정받은 물량이 18%에 그쳤다. 그나마 일반청약자 물량을 국내사들이 전담한 덕에 기관 물량을 적게 받은 것을 상쇄할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비슷한 그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KB증권 등의 약한 트랙레코드 탓에 외국계 의존도는 삼성생명보다 더 강할 수 있다. 다만 딜 성사 측면에선 외국계 의존이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적으로 성장섹터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세계 2위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기관투자자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다.
다만 국내 기관 입장에선 사상 최대어에 대한 투자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국내 증시체력은 과거와 달리 빅딜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해진 터라 아쉬울 수 있다.
작년 빅딜이었던 SK바이오팜의 경우 해외보단 국내 기관 수요가 압도적이었다. 당시 기관수요예측에서 총 98억1647만8096주가 신청돼 경쟁률 835대 1을 기록했는데 국내기관 물량이 97.5%였다. 해외는 2.5%에 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상대로 선정이 이뤄진다면 국내 주관후보들 트랙레코드가 약하기 때문에 외국계가 주도하는 IPO가 될 수밖에 없다”며 “거래소 대응은 국내사, 기관마케팅은 외국계가 주력으로 전담하는 그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사상 최대어를 담당했다는 타이틀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