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메르디앙 인수 나선 현대건설, 개발형 투자 '드라이브' 지난달도 이태원 크라운호텔 우협, 개발 추진 중…장재훈 개발사업실장 주도
고진영 기자공개 2021-01-25 14:23:1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디벨로퍼와 호흡을 맞추는 개발사업 발굴에 부쩍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이태원 크라운호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는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인수자로 낙점됐다. 모두 재개발 목적의 매입이다. 단순 시공뿐 아니라 개발이나 운용과정에도 직접 관여하는 형태로, 지난해 1조원 규모의 CJ그룹 가양동 부지를 사들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르메르디앙 호텔을 허물고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현대건설과 부동산개발회사 웰스어드바이저스는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을 약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본계약을 전날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에도 하나대체투자운용, 디벨로퍼 RBDK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이태원 크라운호텔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인근에 한남뉴타운 개발사업,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예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급주택시설 등으로의 개발이 예상되는데 르메르디앙 호텔 역시 비슷한 사업 취지로 풀이된다.
파트너로 등장한 웰스어드바이저스는 현대건설과 이미 인연이 있는 곳이다. 2018년 삼성물산이 매각한 가산동 물류센터를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들였다. 당시 인수가는 2400억원이었으며 지식산업센터로 개발해 작년 초 분양했다. 처음에는 현대건설이 해당 지식산업센터에 대해 지분참여까지 고려했지만 계획을 바꿔 신용공여 형태로 시공을 맡았다. 사업비는 1조원에 이른다. 르메르디앙 호텔이 두 번째 대형 팀업인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호텔 용도로 쓰지 않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인허가와 용적률 등 아직 불확실한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 개발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특히 재작년 말 즈음부터 개발연계형 투자사업을 눈에 띄게 확대하고 있다. 택지 부족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레드오션화된 탓이다. 2019년 말에는 CJ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한 강서구 가양동 공장부지를 현대건설-안창개발 컨소시엄이 손잡고 인수했다. 입지가 좋아 원매자들 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고가인 1조500억원을 적어내 딜을 따냈다. 차순위보다 500억원가량 비싼 액수였다.
현대건설은 재원 조달부터 적극 나서면서 개발사업 초기부터 깊이 개입했다. 인창개발이 디벨로퍼로서 매입대금을 직접조달하고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현대건설이 보증을 서는 딜 구조를 짰다. 인창개발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1조2000억원 선으로, 현대건설의 신용도에 기대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해당 부지를 활용해 업무시설과 상업시설이 한 공간에 모여있는 오피스 타운을 계획하고 있다. 주거시설을 점쳤던 시장의 관측과는 다른 방향이다. 하지만 지하철과 마곡도시개발지구가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비즈니스타운도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해는 현대건설이 홈플러스 점포 매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삼성SRA자산운용이 매물로 내놨던 4개 점포다. 이때 현대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 디벨로퍼 디에스네트웍스와 한 배를 타고 주거시설이나 물류센터로 개발하는 안을 목표로 잡았다. 결국 롯데건설-하나대체투자운용 컨소에 밀렸으나 당시 현대건설이 후순위로 직접 출자를 결정하는 등 주도적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개발연계형 사업은 현대건설 개발사업실에서 전담하고 있다. 부동산투자개발실과 인프라투자개발실이 합쳐지면서 2019년 말 이름이 바뀐 조직인데 이후 활발한 활동이 두드러진다. 개발사업실 부동산투자개발팀이 CJ 가양동 부지와 호텔 딜 등을 맡아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사업실을 이끄는 인물은 인프라 개발 쪽에서 주로 활약한 장재훈 전무다. 장 전무는 2011년 인프라개발실 실장(상무보), 2012년 국내개발기획실 실장, 2013년 국내인프라투자개발실 실장(상무), 2015년 전무로 승진해 인프라사업부장, 2016년 인프라환경국내사업부장 겸 인프라환경개발사업실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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