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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ESG 주문, 가장 먼저 화답한 '코리아세븐' 2030 ESG경영 선포 TFT 구성…'상장포석' 공정거래 초점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26 07:39:3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 사장단 회의에서 꺼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비전을 가장 먼저 구체화 시킨 계열사는 비상장사인 코리아세븐이다. 소비자 일상과 밀접한 편의점 사업을 영위하는데다 '상장'이라는 뚜렷한 지향점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븐의 ESG 강화는 이미 수년여 전부터 시작됐다. 비상장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추가하는 등 변화를 꾀하며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보강했다.

신 회장은 올해 초 개최한 사장단 회의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에 참석해 그룹 내부의 시각이 아닌 외부의 시각에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 관점'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ESG 경영'을 신경쓰라는 당부를 했다. 단순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보다 실질적이면서도 효과적인 ESG 성과를 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됐다.

신 회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ESG 성과물을 낸 곳이 코리아세븐이다.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 10년을 위해 친환경 가치·사회적 가치·준법경영 및 동반성장 등을 목표로 삼은 '2030 ESG 경영'을 선포했다.

구체적으로 환경분야에서 Green 7, 사회분야에서 Angel 7, 투명경영분야에서 With 7이라는 테마별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지배구조 및 주주친화정책 등을 통칭하는 거버넌스(governance)를 준법경영 및 동반성장으로 바꿔 표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아직 상장 전인데다 지배구조는 이미 롯데지주 내로 편입된 만큼 변화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실 ESG경영은 상장기업 또는 대그룹 집단에 요구되는 가치다. ESG의 태생 자체가 주주행동주의 강화 및 의사결정 시스템의 선진화 요구에서 비롯됐다. ESG 평가 역시 현재 상장사 중심으로 이뤄진다. 오너일가에만 귀속되는 사익편취를 견제하고 얼마나 균형잡힌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감안할 때 코리아세븐이 롯데그룹에서 가장 먼저 ESG 경영을 선포하고 나섰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약 13%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외부주주는 전무하다. 2015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상장검토가 시작됐지만 실적 및 그룹 내 우선순위 등에 밀려 지연됐다.

당장 코리아세븐 외 상장할 만한 계열사가 없지만 실적이 부담이다.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의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리아세븐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은 소비재 기업으로서 이미지 개선이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국내 편의점 기업 가운데 본사-가맹점주 분쟁 조정이 가장 많은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일본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회 안전망 구축 및 취약계층을 위한 공익활동, 가맹점·파트너사 동반성장 등을 실천 과제로 내세운 이유다.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적 때문에 당장 상장에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 롯데그룹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군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면세점 이슈 등으로 당분간 쉽지 않은 만큼 다른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코리아세븐이 급부상 했다. 최우선 순위로 꼽히는 데 따라 전열을 가다듬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코리아세븐은 이미 수년여 전부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이사회 제도를 손보는 등 나름의 진화를 이뤘다. 2016년 사외이사를 처음으로 선임하면서 의사결정의 투명화 및 전문성을 보강했다. 비상장기업은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면제되지만 선제적으로 의사결정의 진화를 이룬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특히 같은 시기에 신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며 오너일가가 의사결정에서 배제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18년에는 사외이사를 2인으로 늘리며 전문성을 보강하는 조치를 했다. 이로써 현재 코리아세븐은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기타비상무 1인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롯데지주 임원이 맡는다.

사내이사의 경우 대표이사와 재무부문장(CFO)과 상품본부장이 참여한다. 코리아세븐을 영위하는데 주축이다. 특히 경영전략총괄 역할이 있지만 상품본부장을 참여시킨다는 점에서 실무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외이사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전문가와 마케팅 분야에서 활약하는 경영대 교수를 선임하고 있다. 기존에는 마케팅 전문가 1인만 사외이사로 선임했지만 갑질 등 공정거래 이슈가 연이어 불거진 데 따라 관련 분야 전문가를 추가한 것을 보인다.

따라서 이번 코리아세븐의 ESG 경영 선포를 이사회 전열을 다듬는 작업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상장을 염두에 두고 관련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코리아세븐은 ESG 전담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 중이다. TFT 총괄 임원으로는 홍보실이나 경영전략총괄 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TFT 구성은 진행 중이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며 "ESG 경영은 단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추진하는 경영방침 그 자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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