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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인고한 앤씨앤의 혁신 [thebell note]

임경섭 기자공개 2021-02-01 07:44:1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앤씨앤의 혁신이 주목받는다.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영상인식 반도체 개발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도 시도하고 있다. 1997년 설립 후 줄곧 가장 큰 매출을 안겨줬던 ‘CCTV용 반도체’ 설계 기업이라는 간판을 ‘자동차용 반도체’로 새롭게 교체하는 과정이다.

차량 내외부 카메라에 탑재돼 사람과 사물 인식을 지원하는 ‘아파치 4’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여기에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후속 ‘아파치 5’ 시제품 개발도 궤도에 올랐다.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주요 공급사에 제품이 채택돼 사업화를 진행하는 등 국내외 다수 기업들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달콤해 보이는 앤씨앤의 혁신은 그냥 오지 않았다. 오랜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 것이 2009년이다. ‘아파치 4’ 제품의 초도 매출이 2023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니 15년을 오로지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셈이다. 대기업이 아닌 코스닥 상장사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기간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연 매출 500억원 안팎을 내던 기업이 지난 3년간 연구개발 비용으로 4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연간 매출의 25%에 달하는 금액을 수익이 없는 신사업에 투자하니 흑자를 낼 수가 없는 것도 당연했다.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2019년에는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경수 대표의 단단한 리더십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해내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CCTV 반도체 시장에서 선전하던 이른 시기부터 신사업을 준비한 덕분에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공동창업자 2명도 자리를 내려놓고 고문으로 물러나며 경영진부터 쇄신했다. 또 M&A를 통해 수익 기반이 탄탄한 ‘앤커넥트’를 합병했고 흑자전환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한때 트렌드에 뒤처졌던 기업이 이제는 자율주행과 AI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 재도약하고 있다. 15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낸 덕분에 국내 유일한 자동차 영상신호처리(ISP) 반도체 개발기업이라는 보상을 거머줬다. 올해도 새해를 맞아 어김없이 기업들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혁신’을 강조한다. 그러나 앤씨앤이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며 ‘혁신’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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